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로 이틀간 38명이 사망한 가운데 양국 정부가 강력한 대응 의지를 표명하는 등 중동사태가 다시 전쟁위기로 치닫고 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20일 팔레스타인의 공격으로 이스라엘 병사 6명이 숨진 뒤 소집한 안보 각의에서 팔레스타인 공격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대응'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총리실은 새로운 대응에 대해 자세히 밝히지 않았으나 소식통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팔레스타인의 공격에 맞서 특수부대 활용한 습격작전과 대(對) 테러조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샤론 총리는 "이스라엘을 전쟁으로 이끌고 싶지 않다"고 말했으나 그의 한 측근은 "우리는 본격적인 싸움을 시작했다"고 말했으며 다른 소식통들도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과 전면적인 게릴라전에 돌입한 것으로 분석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날 이에 맞서 "누구도 팔레스타인 국민을 위협할 수 없다"며 "나도 이스라엘의 공격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의 점령과 정착민이 물러갈 때까지 우리 국민은 자유와 독립, 국민의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해 강력한 저항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라파트 수반의 고위보좌관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새로운 단계의 전쟁을 시작하고 있다"며 "군사적 충돌이 고조되면 결국 폭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20일 팔레스타인의 공격으로 자국 병사들이 숨진 데 대한 보복으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에서 육.해.공 입체작전을 통해 대대적인 공격을 단행해 최소한 17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살해했다. 지난 18일 이후 자살폭탄 테러범 3명 등 팔레스타인인 28명과 19일 밤 요르단강서안 라말라 인근에서 매복공격으로 숨진 병사 6명을 포함한 이스라엘인 10명 등 모두 38명이 숨져 2000년 9월 팔레스타인 봉기 이후 가장 심각한 충돌 양상을 보였다. 이날 공격은 전날 밤 팔레스타인 무장괴한들이 라말라 서쪽 에인 아리크 마을인근 이스라엘군 검문소에 총격을 가해 병사 6명이 숨진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실시됐다. 이스라엘군은 F-16 전투기, 아파치 헬기와 함께 처음으로 군함까지 동원, 가자시티의 아라파트 수반 사무실 건물에 공격을 가해 그의 경호부대인 포스 17 대원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이 밝혔다. 함포 사격 후 가자시티 팔레스타인 경찰 본부건물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도 F-16전투기와 아파치 헬기의 미사일 및 로켓포 공격이 뒤따랐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요르단강 서안의 나블루스에서는 이스라엘군의 포격과 총격으로 11명이 숨졌으며 라말라에서도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2명이 목숨을 잃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군이 라말라의 팔레스타인 본부에도 헬기로 로켓 공격을 가했다고 말했으나 지난해 12월3일부터 이스라엘군에 의해 라말라에 억류돼 있는 아라파트 수반은 해를 입지 않았다. 소식통들은 이스라엘 헬기가 발사한 로켓포 중 2발은 아라파트 수반이 머물고 있는 사무실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경찰 주유소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AFP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최근 수일간 전개된 테러 공격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테러 근절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데 대한 응답으로 해군이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사무실에 대한 작전을 전개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작전 과정에서 포스 17 대원 수명을 살해하고 팔레스타인 해양경찰함정을 파괴했다"면서 "군은 이스라엘 시민과 군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팔레스타인측의 테러행위에 대해 계속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최근 중동 폭력사태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아라파트 수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폭력과 테러를 막기 위해 강력하고 단호한 조치를 위해야 하며 팔레스타인 인구밀집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 역시 사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예루살렘.가자시티 dpa.AFP.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