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노동당에 정치헌금을한 인도태생 사업가의 루마니아 국영제철소 인수를 돕기위해 루마니아 총리에게 편지를 썼던 일에 대한 야당의 정치공세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이번 일이 "쓰레기게이트"라고 표현하면서 진화에 나섰고 총리실도 대변인 발표를 통해 루마니아 주재 영국대사의 건의에 따라 외무부가 작성한 편지에 총리가 서명만 했을 뿐이며 총리는 영국의 이해가 걸린 거래를 돕기위해 루마니아 말고도 여러나라 총리에게 편지를 쓴다고 해명했다. 또 총리실은 블레어 총리가 문제의 사업가 락스미 미탈이 노동당에 헌금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외무부가 작성한 편지 초안은 미탈을 총리의 "친구"로 표현했었으며 총리실 관계자가 이를 삭제했다는 사실과 루마니아 국영제철소 시덱스를 인수한 미탈소유의 LNM사가 영국 업체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 미탈이 영국업체들에게 손해가 되는 미국의 철강제품 관세부과를 위해 로비를 했다는 사실과 LNM사가 시덱스 인수에 나섰을 때 총리실이 주장한 것과 달리 프랑스는 입찰경쟁에 나서지 않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와 함께 편지작성을 건의한 주루마니아 영국대사가 LNM과 시덱스간의 거래를맡은 법률법인에 다니는 젊은 여자친구와 대사관저에서 동거하고 있으며 이 대사는워싱턴 근무시절 현재의 총리비서실장과 절친한 사이였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어 19일에는 미탈이 체코의 국내최대 국영제철소 노바 허트 매입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으로 지정돼 협상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와 총리실을 더욱 당혹케 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총리실이 지난 11일 이른바 스틸게이트에 대해 해명하면서총리가 영국의 국익보호를 위해 여러나라 총리에게 편지를 썼다고 말하고 체코도 그나라들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지난 14일의 총리실 브리핑에서는 총리가 편지를 쓴 나라들가운데 체코가 빠졌다고 말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에 대해 블레어 총리가 체코 정부에 LNM사와의 거래에 합의하도록 고무하는 내용의 편지를 쓴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특히 비밀정보가 포함된경우 개개의 편지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블레어 총리가 루마니아 총리에게 쓴 편지에는 LNM사와의 거래가 루마니아의 유럽연합(EU) 가입에 도움이 될 것임을 시사하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LNM사 대변인은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으나 LNM사가체코 정부와 접촉해 체코 제철산업의 민영화에 관심을 표시했다는 것은 확인했다. 신문은 체코의 지리 루스녹 재무장관은 LNM사가 매우 유망한 전략적 동업자라고표현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이브닝 스탠더드는 경찰이 외무부의 요청으로 미탈에 대한 신원조회에착수했다고 보도, 블레어 총리 진영을 더욱 곤경에 몰아넣었다. 이 신문은 카자흐스탄이 미탈을 자국의 명예총영사로 인정해달라고 영국 외무부에 요청했으며 이 요청은 미탈이 노동당에 12만5천파운드(약 2억5천만원)의 헌금을한지 2개월후인 지난해 여름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후 이 문제를 검토해왔으며 경찰 조사가 완료됐는지는 말하지않았으나 최종 결정은 수주후에나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명예총영사가 외교관의 지위를 누리는 자리는 아니지만 미탈의 신뢰도와 정부부처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신문은 인도 국적을 가진 미탈이 왜 영국에 살면서 국제적인 기업왕국을 경영하고 있고 과거 소련내 한 국가의 외교적 지위를 부여받으려 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가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상당수의 대규모 거래에 관심을 가지고있다는 것은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