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인 유학생이 베트남 TV의 인기드라마에 전격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주인공은 현재 하노이국립외국어대학 영어과 2학년에 재학중인 임용훈(26)씨. 하노이주재 한국대사관의 무관으로 근무중인 아버지 임일용(52,현역 육군대령)씨를 따라 지난 99년 베트남에 유학 온 임씨는 준수한 외모와 뛰어난 베트남어 실력덕에 최근 베트남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베트남 제3TV의 일요드라마 '희망의 미래'라는 작품에 캐스팅돼 유학생에서 일약 베트남의 인기드라마 스타로 변신했다. 베트남에 오기 전 대학에서 정보통신공학을 전공했던 임군은 연예계와는 아예거리가 멀었고 베트남에 와서도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그가 TV에 출연하게 된 것은 우연히 제작자의 동생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 "베트남에서 보다 많은 경험을 쌓기 위해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다"는 그는 첫테스트에서 바로 자질을 인정받아 출연 승낙을 받았고 집에서 거울을 보고 표정연습을 해 본 것만으로도 외국기업의 베트남지사장 역할을 잘 소화해 내 지금은 베트남TV는 물론 주요신문과 각종 잡지의 인터뷰 표적이 됐다. 매주 일요일 오후 3시30분부터 1시간30분동안 방영되는 이 드라마는 임군의 출연으로 인기가 치솟아 재방송을 해야 할 정도가 됐고 방영 며칠만에 하노이의 젊은이들간에는 '한국인 스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3명의 여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 등을 주제로 엮은 이 드라마에서 임군은 기획당시 단순히 한 여학생을 고용하는 외국회사의 지사장 역할만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단숨에 인기가 높아지자 대본을수정, 이 여학생과 사랑을 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그는 갑자기 스타가 된 덕에 베트남에어라인의 임시직원으로 채용되는 특혜를얻었고 베트남TV는 다른 드라마에 그를 다시 캐스팅하겠다는 약속을 해왔다. "갑자기 연기자가 되고 매스컴에 오르내리게 돼 얼떨떨하다"는 그는 "베트남어로 대본을 외우는 일이 가장 힘들었지만 다음에 기회가 오면 좀더 좋은 연기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