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미국은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의 방중을앞두고 '부시-후진타오 단독 회동' 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미 3차례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경제일보는 18일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 면담 ▲도청장치 설치 문제 등을 둘러싸고 3차례 공방전을 벌였으며 중국이 미국의 치밀한 외교적 공세에 제대로 대항하지 못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중국은 부시 대통령 방중시 대만 문제를 둘러싼 갈등에 대비해 지난 달 천밍웨이(陳明偉) 국무원 대만판공실 부주임과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 부부장을 각각 미국으로 보내 중-미 수교 후 체결된 3대 공동성명 원칙을 고수해주도록 요청하는 등 대만문제에 대해 한치의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후 부주석을 공식 초청한 바 있는 미국은 부시 대통령과 후 부주석의 단독회동을 중국측에 강력히 요청했으나 중국은 이를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의 권위를 훼손시키기 위한 것으로 간주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홍콩의 관측통들은 부시-후진타오 단독 회동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두 사람이 장주석의 소개 형식 등을 빌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눌 것으로 보고 있다. 세번째 신경전은 장 주석 전용기에 설치된 도청 장치 문제로 비롯됐다. 중국은 미국이 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16大)를 7개월 앞두고 인사 문제를 둘러싼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판단, 장 주석과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 사이를 이간시키기 위해 '리펑 관련설'을 퍼뜨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 위원장은 17일 마카오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도청장치 설치에 관련됐다는 워싱턴타임스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 이 소식통은 리 위원장이 당내 2인자이지만 군부, 공안, 국가안전계통을 장 주석이 거의 장악해 도청장치를 설치할 수 있는 여력이 없으며 설사 장 주석을 상대로 게임을 벌일만큼 능력과 배짱이 있어도 공산당 생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뒤 이 사건이 언론 플레이를 이용한 미국의 중국 지도부 이간책이라고 비난했다. 소식통은 이어 외교문제를 관장하는 첸치천(74.錢其琛) 부총리가 나이가 너무 많은데다 탕자쉬앤(唐家璇) 외교부장은 지략이 부족해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지능적인 외교적 공세를 막아내는데 급급할 뿐 반격을 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