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극우파 정치지도자 외르크 하이더 전 자유당 당수가 그의 최근 이라크 방문을 두고 당내 긴장이 고조하는 가운데 15일 돌연 중앙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다. 2년전 극우 자유당의 연정 참여를 성사시켜 국내외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하이더 전 당수는 이날 전국 규모의 TV 방송 회견을 통해 "나는 지금부터 중앙정계에서 완전히 물러난다. 나는 이미 사라졌다"고 은퇴를 발표하면서 내년말의 총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이더 전 당수는 2000년 2월 연정을 성사시킬 당시 입각하지 않고 수잔네 리스-파서(여) 부당수를 부총리로 하는 6명의 당료를 입각시켰으나 연정의 핵심적인 정책결정 기구의 위원으로 당과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하이더 전 당수는 연정을 성사시킨 후 2000년 5월 자유당 당수직에서 물러나면서 당권을 리스-파서 부총리에게 물려주었으나 계속 당을 배후에서 조종해온 것으로널리 알려졌다. 남부 카린티나 주지사직은 계속 유지할 하이더 전 당수는 많은 사람들과 강력한 유대를 갖고 있지만 자유당 당료들과 중앙 정계가 자신과 카린티나주의 원격 조종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나는 누구든 괴롭히기를 원치않으며 당정책이 성공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더 전 당수는 이번 주 이라크를 방문해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만나 자유당당료, 볼프강 쉬세 오스트리아 총리, 미국의 호된 비난을 받았다. 그의 이라크 방문은 "역행하는 행위"라는 미국 국무부의 비난을 받았으며 오스트리아 정부와 미국 정부를 당혹케 했다. 한편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리스-파서 부총리는 하이더 전 당수의 전격적인 정계은퇴 발표에 놀라 워싱턴 방문 일정을 단축해 16일 빈으로 돌아온다. 리스-파서부총리와 페터 모제르 유엔 주재 오스트리아대사는 15일 하이더 전 당수의 이라크방문은 "국내문제"라고 전제하면서 빈 정부는 이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빈 정부가 이라크의 후세인 대통령 정권을 지지하지 않는 다고 강조하면서 하이드 전 당수의 이라크 방문을 조사해 유엔 제재조치를 위반했을 경우 합당한행동을 취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마르틴 바르텐슈타인 독일 경제부 대변인은 이날 하이더 전 당수는 이번이라크 방문 때 경제부의 사전 허가 없이 이라크에 의료장비를 수송했기 때문에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바르텐슈타인 대변인은 유럽연합(EU)법에 따라 누구든 이라크에 의료장비를 제공하려면 경제부에 사전 신청을 하도록 되어있다고 밝히면서 하이더 씨가 제공한 장비가 7만3천 유로어치 이상일 경우 그는 2년 형에 14만5천 유로(12만7천 달러)의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빈 워싱턴 AFP=연합뉴스) b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