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이후 한국정부가 느끼고 있는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방법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고 뉴욕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부시 대통령의 발언 이후 경색된 한반도 상황을 다룬 기사에서 '악의 축'과 같은 수사학적 발언이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특히 부시 행정부가 국내와 국제사회에서의 행동 때문에 비난받아 마땅한 국가들을 다루는데 있어 감정적이고 지적인 면에서 모두 허점을 드러내고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지난 1994년 북한의 핵프로그램 중단 협정을 이끌어낸 로버트 갈루치전 대사의 말을 인용, 부시 정부가 언제 어디에서건 북한측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문제에 있어 북한이 항복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갈루치 전 대사는 문제는 최근 북한이 전직 주한 미국대사들의 방북을 거부한데에서 나타났듯 '악의 축' 발언 이후 북한이 아무런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데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북한이 이란, 시리아, 리비아, 이집트 등에 미사일과 미사일기술을 수출해 왔던 것은 사실이나 동시에 미국과의 핵 관련 협정 이후 미사일실험을 중단하고 핵발전소건설계획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 더 이상 테러를 지원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전반적인 면에서의 양보를 받아내기 힘들다면 미사일 문제는 별도로 떼어내서 협상을 벌이는 테크닉이 필요하다고 뉴욕 타임스는 핵협상전문가 로버트 아인혼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일단 우방인 한국을 안심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강조했다. 이 신문은 최근 한겨레신문의 여론조사결과를 인용, 한국민의 54%가 남북관계 경색의 원인이 미국과 북한에 있다고 보고 있으며 28%는 미국이 잘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는 반면 북한이 문제가 있다는 반응은 17%였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