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권력 서열 2위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격) 상무위원장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인권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고 당 기관지인민일보 등 중국 신문들이 11일 일제히 보도했다. 리펑 위원장은 10일 창간된 중국의 '인권' 잡지에 보낸 축하문에서 "우리는 인권 문제를 이용하여 다른 국가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며, 인권이 주권보다 우선한다는 신 개입주의자들의 허황된 이론에 단호히 반대하고, 인권의 가면아래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추구하는데 단호히 반대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모든 국가들이 하나의 관점과 하나의 양식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면 비현실적이거나 불가능하다"며 미국과 서방의 태도를 비난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가 인권문제와 관련해 이처럼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은 최근 들어 처음으로 21-22일로 예정된 부시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당총서기 겸 국가 주석간 정상회담에서 인권문제가 집중 거론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리펑은 중국의 대표적인 강경 보수파 지도자이다.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 등은 중국의 인권문제를 지속적으로 비판해왔으며, 중국 외교부는 부시 방중때 인권문제들이 전면에 부각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