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은 미 행정부내의 온건파가 패배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이 최신호(2월11일자)에서 분석했다. 타임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후 백악관 고위관리들이 진화에 나섰으나 다음날 부시 대통령이 재차 강경발언을 하고 나섰다면서 "만약 이같은 모습이 부시정권 지도부내의 갈등을 보여주는 것일 경우 강경파들이 다시 승리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악의 축' 정책은 "여러가지 면에서 미 행정부내의 외로운 온건파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취임초부터 추구했던 정책의 거부"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타임은 파월 장관이 백악관과 처음으로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것은 지난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사를 표시했을 때라면서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이제는 이같은 일을 "거의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중동사태, 알-카에다 포로 처우 등에 관한 논쟁에서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강경파들에 패퇴했던 파월 장관은 이번에는 아예 국무부직원들을 모아 대통령의 표현에 충실하도록 지시하는 등 순응하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의 경우 10여년동안 테러와 관련된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았으며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북한이 포함돼 있는 것도 사실상 외교적 압박차원이라는 점을 미 고위관리들도 인정하고 있다고 타임은 밝혔다. 더욱이 북한과 이란, 이라크가 과거 독일, 이탈리아, 일본과는 달리 아무런 유대관계도 없다는 점에서 `악의 축' 발언은 오해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고 타임은 지적했다. 타임은 이라크와 이란이 100만명의 사망자를 낸 전쟁을 치렀었고 이라크의 테러지원이라는 것도 사실은 대부분 이란을 공격하는 단체들에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