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3일자 워싱턴 포스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을 향후 테러전과 관련해 "악의 추축국"으로 규정한데 대해 "부시 대통령은 내가 갖지 않은 증거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9.11 테러공격에 북한이 연루됐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 테러전 범주를 북한까지 확대하려는 입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변하고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로요 대통령은 `만약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면 필리핀은 미국을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그같은 상황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가상적인 상황에 대해 판단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다만 "부시 대통령은 (테러전과 관련) 자신의 소명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성공적인 테러전을 치르는 것을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것같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미군은 약 6개월간 필리핀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며 "필리핀에 주둔할 미군은 그 기간동안 훈련 등을 통해 필리핀군의 테러전 대응력을 증강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테러전이 기독교와 이슬람교간 충돌로 보는 견해에 대해 "우리는 이슬람과 싸우고 있는 게 아니라 테러와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테러와 싸우면서 한편으로는 이슬람과 이슬람권 국민의 이해를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