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사의 케네스 레이 전회장이 지난해 봄 백악관이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위원을 구성할 때 위원후보를 추천했으며, 실제로 조지 W.부시 대통령은 엔론측이 천거한 후보 가운데 2명을 FERC위원으로 임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앤 워맥 백악관 대변인은 레이 전회장이 클레이 존슨 백악관 인사국장에게 8명가량의 추천 후보명단을 전달했다고 밝히고 이 가운데 패트릭 우드 FERC 위원장과 노라 브라운웰 위원이 포함돼 있다고 31일 설명했다. 워맥 대변인은 "이는 존슨 인사국장이 산업계와 의회, 정부 관리 등으로부터 접수하는 수많은 추천 가운데 하나"라고 해명했다. 의회와 법무부,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이 엔론과 부시 행정부 사이의 관계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레이 전회장이 백악관에 FERC의 위원 후보를 추천했다는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레이 전회장은 1일 PBS-TV를 통해 녹화방송 예정인 `빌 모이어스과 함께'라는 대담 프로그램에서 백악관에 FERC 위원 후보를 추천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 대담프로그램은 지난해 5월 녹화됐으나 정작 방송되지는 않았는데, 레이 전회장은 이 인터뷰에서 "우리 입장에서 FERC 위원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인물들을 추천한 서한에 서명하고 이를 (백악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드 위원장은 커트 허버트 전 위원장의 후임으로 지난해 8월 FERC 위원장에 임명됐다. 허버트 전 위원장은 PBS와의 인터뷰에서 "레이 전회장이 나에게 어떤 입장을 취해줄 것을 요청해왔으며, 그와 장시간 대화를 나눴으나 우리 두사람은 의견을 달리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텍사스주지사로 재임하던 지난 1995년 우드를 텍사스주의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기업을 관장하는 책임자로 임명한 바 있다. (위싱턴 A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