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부시행정부의 정경유착을 비판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 99년 엔론사 자문위원으로 고용됐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마크 팔머 엔론사 대변인의 말을 인용, "폴 크루그먼은 엔론사 자문위원회에 있었다"고 확인하고 "이직 시기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뉴욕타임스에서 칼럼을 쓰면서 그만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해 1월24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완전 공개:뉴욕타임스가 `이해충돌'' 규정으로 사직을 종용할 때까지 나는 나중에 부시 행정부의 관리들을 키우는 곳으로 드러난 엔론사 자문위원회에서 위원으로 근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지난 17일 경제면 기사에서 엔론사로부터 봉급을 받은 로런스 린제이 백악관 경제 수석보좌관에 관한 보도를 하면서 기사 말미에 크루그먼교수도 5만달러를 받았으며 2001년에 이를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 기사에서 "이는 자문위원회로 내가 알기로는 특별한 기능이 없었다"고 설명하고 "나중에 곰곰이 해석해 보니 그들이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으며 나는 벽을 쌓는데 사용된 하나의 벽돌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주간지 스탠더드의 윌리엄 크리스톨과 어윈 스텔저도 엔론사 자문위원으로 일했는데 스텔저는 "케네스 레이 엔론사 회장은 정책의 총괄적인 동향을 끊임없이 따라잡기 위해 이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설리반은 자신의 칼럼에서 "뉴욕타임스는 크루그먼 교수가 1년 전 공개를 했기 때문에 엔론사와 결부돼 있었다는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면죄부를 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크루그먼은 사실 1년전 받은 봉급을 공개하지 않았고 자문위원회자체도 일종의 재미로 하는 과외활동 정도로 속여 넘기려고 했다"면서 "좌익성향의 언론들이 그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재미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