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레이 엔론사 회장은 회계문제를 경고한 서한을 받은지 수일내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18일 의회조사위원회가 공개한 문서들을 인용, 레이회장은 공개적으로는 낙관적인 태도를 취해 엔론사 직원들에게 주가전망이 밝다는 내용의 e-메일을 발송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셰론 왓킨스 부사장이 레이 회장에게 경고 편지를 보낸 것은 지난해 8월 15일. 레이 회장은 8월 20일과 21일 주식 9만3천620주를 350만달러에 팔았다. 레이 회장은 주식매각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이번주 초 엔론사의 한 변호사가이 사실을 공개했다. 이 주식들의 매각 대금은 회사의 감춰진 대출금을 갚는데 사용됐다. 증권거래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기업은 자사 주식을 매각한 뒤 다음달 10일까지 이를 신고하도록 돼있다. 레이 회장은 주식을 매각한 21일 직원들에게 "앞으로 엔론사의 주가가 상당히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내용의 e-메일을 발송했다. 엔론은 지난 15일 자사 담당 회계감사인 데이비드 덩컨을 해고한데 이어 부실감사등을 이유로 외부 회계감사직에서 회계법인 아서 앤더슨을 해임했다. 덩컨은 엔론사의 회계관련 문서 폐기 지시와 관련, 하원조사에서 자신은 아서 앤더슨 소속 변호사의 반복된 지시를 따랐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한편 아서 앤더슨 또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정치헌금으로 상당액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기관 감시단체인 대응정치센터에 의하면 지난 99년 이후 2년간 부시 대통령이 아서 앤더슨으로부터 받은 헌금은 14만6천달러로 대통령에게 주어진 정치헌금 액수중 5위이다. 아서 앤더슨은 또한 이번 사건을 조사중인 하원 에너지상무위와 상원 금융위 소속 의원들에게 상당액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