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국제회의가21일 세계 60여개국과 각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일본 도쿄(東京)에서 이틀일정으로 개막된다. 유럽연합(EU)과 일본,사우디아라비아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장관급 회의에는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과 폴 오닐 미재무장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며 아프간 과도정부의 하미드 카르자이 수반도 참가한다. 비정부기구(NGO)들도 하루 앞선 20일 별도의 회의를 열어 의제를 설정, 본회의에 제시할 계획이다. 아프간 전후복구를 위한 각국의 구체적인 지원규모가 최대 관심사가 될 이번 국제회의에서는 국가별 복구비 분담 외에 ▲아프간 과도정부의 행정력 강화 ▲원조과정의 투명성 확보 ▲여성 평등권 보장 ▲아편생산 규제 등 현안들이 심도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최국인 일본은 각국의 명확한 약속을 이끌어내기 위해 막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일본관리는 "각국을 초청할 때 구체적인 지원계획을 공표할 준비를마치고 올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정부는 이와 관련, 향후 2년반 동안 적어도 5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표명키로 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이 전후 국가에 대한 지원금으로 제공하는 사상 최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또 아프간 난민 지원에 이미 제공한 4천270만달러 외에 6천만달러를 추가 지원키로 했다. 앞서 일본의 오가타 사다코(緖方貞子) 아프간 특사는 일본 정부가 아프간 재건첫 해 전체 부담금의 20%를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U는 재건에 도움이 되는 여건조성을 강조하면서도 지원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크리스 패튼 EU 대외관계 집행위원은 아사히(朝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이 중기적인 아프간 재건 프로그램에 필요한 기금의 4분의 1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EU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입찰경쟁이 아니다"고지적하기도 했다. 미국도 아직 구체적인 지원액수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파월 장관은 "주목할 만한" 몫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아프간 과도정부는 재건작업에 향후 10년간 45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세계은행과 유엔개발계획(UNDP)은 같은 기간에 150억달러 이상이 소요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프간 과도정부는 현재 가용외화가 1천만달러 정도 밖에 되지 않아 25만여 공무원들에게 월급조차 주지 못하는 등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하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지난해말 독일 본에서 열린 아프간 정파회의 직후 조성키로 한 비상기금에는 당초 약속한 1천700만달러의 절반에 불과한 730만달러만이 모금돼 각국이 재건지원에 적극 나설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지원금 문제 외의 의제로는 아프간 과도정부의 행정능력 강화방안, 원조과정의투명성 확보, 여성 평등권 보장, 아프간 농민들의 생아편 재배방지 유도방안 등이논의될 예정이다. (도쿄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