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당국에 의해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은 2천5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린 레바논 출신 테러 수배자 이마드 무그니예(40)가 지난 수년간 이란 정보당국의 비호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1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 정보문건을 인용, 헤즈볼라 게릴라 그룹 지도자이자 지난 85년 TWA 여객기 납치 테러의 배후인물인 무그니예가 이란 보안정보부 및 혁명수비대 관리들과 자주 접촉해 왔다고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무그니예의 이슬람 지하드 조직은 지난 88년 쿠웨이트 항공 여객기 납치를 비롯해 일련의 테러범행을 이란 당국과 가장 먼저 협의했으며 이란측의사전승인을 받기도 했다. 또 빈 라덴 측근의 법정진술에 따르면 무그니예와 이란 당국은 지난 90년대 빈라덴과 적어도 한차례 회합을 갖고 테러범행 연계에 관해 논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무그니예는 미 당국의 수배를 받고 있는 혐의인 지난 85년 TWA 여객기 납치 사건을 비롯 ▲83년 레바논 주재 미 대사관 폭파사건 ▲84년 베이루트 CIA 지부장 암살사건 ▲96년 사우디아라비아 미군사택 폭파사건 등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미 당국의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라있는 그는 헤즈볼라와 이슬람 지하드 조직을테러작전에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 이란과 레바논, 시리아를 자주 드나들었고 현재는베이루트에 있는 것으로 미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빈 라덴과는 달리 무그니예를 체포하거나 그의 근거지를파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직 정보관리들은 지적했다. 미 당국은 지난 90년대 초반 무그니예가 민간항공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내렸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나 사우디 관리들이 체포를 거부하는 바람에 그를 그대로 내버려 뒀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미 국무부가 이란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려놓고 있긴 하지만 이란이빈 라덴과 탈레반에 반대해온 입장인데다 아프가니스탄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 등을고려해 이란의 비호를 받고 있는 테러범 검거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