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공군기지의 병력 운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면 기지 이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칼 레빈 미국 상원 군사위원장(민주, 미시간)이 15일 말했다. 레빈 위원장은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가 위치한 사우디의 오지에서 여군들이 불편하게 지내고 있고 사우디 국민들도 별로 달가워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그 기지를 이전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레빈 위원장은 미군이 제약을 받지 않고 군 시설을 더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는 나라들이 중동에 있다고 주장했다. 레빈 위원장의 발언은 한 미군 여조종사가 기지 밖에서는 사우디 여성들처럼 얼굴을 가리는 `아바야''라는 천을 써야 한다는 복무 지침에 이의를 품고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주둔국인 사우디를 자극하지 않고 미군이 기지 밖에서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레빈 위원장은 그러나 사우디가 미군 병력을 외진 지역에서 작전하도록 강요하는 등 ''미군이 시야에서 사라지기를 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걸프전 이래 사우디에 5천여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으나 9.11 연쇄 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이슬람 강경파들은 미군 주둔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으며 9.11 연쇄 테러범 가운데 상당수가 사우디인으로 밝혀지면서 미국과 사우디 사이의 긴장이 고조돼 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