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유력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7일 한일월드컵대회를 앞두고 불거진 한국의 개고기 식용 논란에 관해 크게 보도했다. 이 신문은 종합섹션 1면과 5면을 할애한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개고기 식용관습이 외국의 동물보호가들과 국내 애완견 소유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으나 건강식품으로 오랜 전통을 가진 개고기 옹호자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신문은 개고기 논쟁이 작년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관계자들이 한국인들에게시끄러운 국제여론에 반응하고 잔혹한 개 도살에 반대할 것을 촉구하고 프랑스 여배우 겸 동물애호가 브리지트 바르도가 식용을 위한 한국의 개 도살 방법을 `야만적''이라고 비난하면서 촉발됐다고 밝혔다. 또 미 버지니아주 노퍽 소재 동물보호단체인 `동물의 윤리적 대우를 위한 사람들(PETA)''도 작년 11월 수십명의 인사가 서명한 타원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 개와고양이에 대한 잔혹 행위를 단속하도록 촉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단체의 셈 애킨 수석조사관은 "개와 고양이, 소, 양, 닭은 모두 고통을 느낄수 있다"며 "우리의 기본 사고는 식용으로 사용되는 모든 동물이 잔혹한 방법으로식용화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문화와 전통이 잔혹함의 핑계가 되지 못한다"고 말해 개고기 식용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도살방법이 문제임을 강조했다. LA 타임스는 한국 언론이 한 스위스 마을의 훈제 개고기 소시지와 주한중국대사의 개고기 식용 옹호발언 등을 크게 보도한 점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지식인.학자 등167명은 성명을 통해 서양의 비난가들이 식용문화의 상대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민족중심주의''에 빠져 있는 것으로 역공을 가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한국의 국회의원들도 지난달 개고기 식용을 합법화하되 잔혹한 도살을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하는 등 개고기 식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애완견을 기르고 있음에도 개고기 식용에 관대한 한 여성 마케팅 매니저의 말을 인용, "한국인들은 우리 전통을 수호해야 한다"며 "한번은 영국 여왕이 아침식사 때 비둘기 고기를 먹는다는 것을 알고 역겨웠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국에는 매년 200만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사육되고 보신탕 업소가 6천개소로 추산되고 있으며 작년에 애완견 소유자들이 출입할 수 있고 개를 위한 메뉴도 파는 `견공 카페''가 10군데 이상 생겨났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