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통화가 이번에는 이란에서 감청돼 그가 최상의 건강 상태는 아니지만 여전히 생존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미국의 ABC방송이 1일 보도했다. ABC는 고위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 며칠 전에 감청된 이 통화는 빈 라덴을 가리키는 암호를 이용, 'TV에 모습을 드러내서는 안된다'고 주문하고 '창백하고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이는 지지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빈 라덴은 지난달 중순에도 아프가니스탄 동부 토라 보라 산악 지역에서 휴대용 무전기를 통해 자신이 이끄는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다 감청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더 이상의 관련 소식은 흘러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한 첩보 관계자는 새로 감청된 통화에서 빈 라덴이 아직도 상황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그의 측근들이 행동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졌다고 밝힌 것으로 ABC는 전했다. 방송은 그러나 빈 라덴의 소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며 일각에서는 미군의 토라 보라 지역 맹폭 당시 빈 라덴이 파키스탄으로 빠져 나갔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고 말하고 시체가 무수히 널려 있는 것으로 알려진 토라 보라 북쪽의 한 동굴을 미군 부대가 곧 수색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공개했다. 방송은 이어 빈 라덴이 아직도 붕괴된 탈레반 정권의 최고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인근의 산악 지역에 숨어 있다는 설도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군과 아프간군이 현지로 출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