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방들은 부시 미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포로들을 `전쟁포로'가 아닌 `억류자'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적십자사의 무제한 접근을 허용했다고 26일 적십자사가 밝혔다. 앤터넬라 노터리 적십자사 대변인은 "우리는 지금까지 아프간 전역에 걸쳐 30개 수용소에 수용된 2천400명 이상의 억류자들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노터리 대변인은 전날 적십자사가 칸다하르 근처 해병대에 수용된 아프간 포로들을 방문했다고 전하고 이 기지에 탈레반과 알-카에다 전사 16명이 수용돼있었으며"우리는 이들과 접촉하는데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인권 감시기구들은 이 포로들이 `전쟁포로' 대신 `억류자'로 규정된 것이 적십자사 관계자들을 만날 권리나 정당한 재판 절차를 거칠 권리등 국제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누리지 못하게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노터리 대변인은 그러나 제네바에서 전화 인터뷰를 통해 포로들이 적십자사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만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추측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변인은 "우리가 이 포로들을 전쟁포로로 취급하기로 미국, 영국, 반(反)탈레반 동맹세력들과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적십자사가 모든 포로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것 외에 ▲수용 시설들에 대한 무제한 접근 ▲포로, 적십자사 관계자, 적십자사가 지정한 통역인 간의 개인적 면담시간 ▲모든 포로들의 완전한 신상명세 공개 ▲적십자사가 포로의 가족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도록 허용하는 것등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터리 대변인은 현재 적십자사 관계자들과 포로들의 정기적인 접촉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는 적십자사측의 인원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적십자사는 아프간 북부 아프간 통제하의 시베르간 수용소로 가던 길에 탈레반 포로 43명이 질식사했다는 주장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 수용소에 수용된 포로들은 200개 감방에 3천명이 수용돼 심각한 과밀현상을 빚고있으며 식량과 약품이 턱없이 부족하고 혹한에도 난방이 되지 않고있다고 호소했다. 적십자사는 또한 미국인 탈레반 포로 존 워커 린드를 그가 마자르-이-샤리프에수용돼있을 때 이미 만났다고 노터리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워커가 "공식적으로 분류돼있지않기 때문에" 그를 "전쟁포로"가 아닌 "억류자"로 취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법 전문가들은 `전쟁포로'로 규정될 경우 군사재판을 받게되고 검찰측이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부시행정부가 워커에 대해 `전쟁포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