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인도 의사당에서 발생한 자살테러로 인도와 파키스탄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23일 카슈미르 통제선을 사이에 놓고 또다시 충돌, 인도군 5명이 죽거나 다치고 파키스탄 민간인 2명이 부상하는 등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이날 한 시상식장에서 행한 연설에서 인도는`향후 어떠한 사태'에 대해서도 대응할 준비가 돼있다며 "위기가 온다면 결코 뒤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파키스탄에 대한 즉각적인 개전 가능성을 일축했던 지난 19일 의회 연설보다 한층 강경한 어조다. 이에 맞서 파키스탄 공군은 인도군의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최고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으며, 중국을 방문 중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은 인도 정부의 파키스탄 주재 대사 소환을 '매우 무례한 조치'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특히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주도 무자파라바드 관리들은 통제선(LoC)과 시아첸 국경에서 인도측의 박격포와 야포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비난하고 인도측의 심상찮은 움직임이 계속될 경우 육.해.공군을 총동원해 대응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키스탄측은 22일 밤과 23일 아침 사이 통제선에서 인도측의 총격으로 10대 소년 한명과 여성 한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반면 인도 국경수비대는 파키스탄 병력이 인도령 잠무-카슈미르주 잠무 남서쪽40km 지점의 한 초소에 총격을 가해 인도군 병사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경수비대의 한 대변인은 바인 갈라하르에서 발생한 총격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이며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의사당 테러사건 이후 양측은 히말라야 산맥 언저리에 위치한 카슈미르내 양측 국경지대에 경계 태세를 발동하고 탱크와 박격포들을 증파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테러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2개 이슬람 민병대 지도자를 체포하고 자산을 동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파키스탄은 증거를 요구하며 이를 일축하고 있다. 양측은 22일에도 테러 발생이후 두번째로 통제선과 시아첸 국경에 걸쳐 박격포를 주고 받는 등 전시상황을 방불케하는 교전을 벌였다. (잠무.무자파라바드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