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9.11 테러를 시인한 비디오에 함께 찍힌 인물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의 이슬람 전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사우디 당국의 한 고위관리는 빈 라덴의 만찬에 초대돼 찬사를 늘어놓고 아첨성 발언을 한 인물이 보스니아와 체첸,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이슬람 전사로 참전하고 이 과정에서 한 쪽 다리를 잃은 칼리드 하비(38)로 신원이 밝혀졌으며 지난 9월21일 사우디를 출국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문제의 인물이 지난 94년부터 설교가 금지된 이슬람 신학교수 출신의 알리 사이드 감디로 지목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비는 감디와 달리 사우디 당국에 체포된 적이 없으며 감시대상 인물에도 이름이 올라있지 않다. 사우디 당국은 빈 라덴의 비디오에 나온 인물이 반서구적 발언을 해온 이슬람 성직자가 아니라 이전부터 해외분쟁에 참전해 온 이슬람 전사로 밝혀짐에 따라 안도감을 갖고있기는 하나 하비가 과거 전력에도 불구하고 감시대상에 올라있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