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연쇄 테러 발생 후 꼭 3개월만에 사건연루 용의자가 처음으로 기소됐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테러 공격인 9.11 사건이 마침내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고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사건 관련 전모가 낱낱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존 애슈크로프트 미국 법무장관은 11일 로버트 멀러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모로코계 프랑스인인 자카리아스 무사위를 6가지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발표하고 "알 카에다는 이제 매우 싫어하는 재판과 두려워하는 판결과 맞닥뜨리게 됐다"고 선언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9.11 테러의 배후 주모자로 지목된 빈 라덴을 비롯, 이번에 기소하지 않은 공모자들의 명단을 함께 발표하고 앞으로 수사 진전과 함께 이들이 추가로 기소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버지니아주 동부지구 대배심은 30쪽에 이르는 기소장에서 무사위의 혐의로 테러,항공기 납치, 항공기 파괴, 대량살상무기 사용, 살인 및 재산 파괴 공모를 꼽았으며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이 가운데 4개 혐의는 최고 형량이 사형이라고 설명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우리 국토에 대한 공격이 가해진 후 3개월만인 오늘 미국은 무고한 미국인들을 잔인하게 살해한 테러분자들을 엄청난 무게의 정의 앞에 데려왔다"고 말하고 "오늘 제출된 기소장은 악의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무사위가 아프가니스탄의 알 카에다의 기지에서 훈련받고 미국에서 비행 훈련을 받았으며 중동과 독일의 세포조직에서 자금을 지원받았고 미국인들을 살해하겠다고 공언했다고 밝혔다. 무사위는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최근 설립한 군사법정이 아니라 연방법원에서 재판받는다. 무사위는 당초 지난 8월17일 비행학교에서 점보 제트기의 모의 조종장치를 임대하려다 수상히 여긴 학교 직원들의 신고로 이민법 위반 혐의로 미네소타에서 구금돼있던 상황에서 9.11 사건이 터지자 뉴욕으로 옮겨져 주요 증인으로 심문받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