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유혈충돌 악순환이 끊일 기미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평화중재를 맡은 앤터니 지니 미국 중동특사가 9일 양측에 대해 폭력중지를 위한 실질적 진전이 48시간내에 이뤄지지 않으면 중재 임무를중단하겠다는 최후통첩을 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안보회담에 정통한 한 이스라엘 관리는 지니 특사가 "48시간내에 실질적 진전이 없으면" 특사임무를 중단하고 워싱턴으로 돌아가겠다는 경고를 했다고 전했다. 지니특사의 최후통첩은 이스라엘 북부도시 하이파에서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가 또다시 발생하고 이스라엘이 이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나왔다. 이스라엘은 이날 아침 하이파시 중심가의 버스정류장에서 1주만에 다시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22명이 부상하고 요르단강 서안의 헤브론에서는 유대인 장례식 행렬에 대한 총격이 이어지자 안보장관 비상각의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총리실의 한 관리는 "이스라엘 군이 정부의 결정에 따라 하이파의 자살 폭탄테러에 강력히 보복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무장 테러범에 대한 암살과 테러범을 보낸 배후세력 응징을 위해 팔레스타인 영토로침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당국이 테러를 억제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면서도 하지않고있는 것을 우리가 처리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산하 무장조직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4개 과격 무장단체들은 하이파시 자살폭탄 테러가 있은 뒤 라마단(이슬람 금식월)이 끝나는 오는 15일까지 한시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공격을 중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군은 이에앞서 8일 밤부터 9일 새벽 사이에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2곳에 병력을 투입, 팔레스타인 테러용의자 50명을 체포했으며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경찰과 총격전을 벌여 경찰관 4명이 숨졌다. 또 예닌 인근에서는 팔레스타인 택시운전사 1명이 이스라엘 탱크에서 발사된 기관총 세례를 받고 사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야세르 아베드 랍보 공보장관은 이스라엘이 경찰관을 사살한 것은 "평화노력을 전면 중단시키려는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비난하며 아리엘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전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에 대해 폭력사태 중단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최후통첩을 내리기는 했으나 이스라엘의 보복을 옹호하고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 편향적 태도를고수했다.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자살 폭탄테러의 배후인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에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 "폭력중단을 위한 추가노력을 해야할 부담이 아라파트측에 있다"고 강조했다. 딕 체니 부통령도 이스라엘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권리를 갖고있다"면서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보복공격을 옹호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지금까지 180여명의 이슬람 무장대원을 체포했으며 이중에는이스라엘이 체포를 요구한 30여명 중 17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지적하며 팔레스타인이 테러를 단속하기 위한 충분한 의지를 갖고있지 않다는 이스라엘측의 비난을 반박하고 있다. (예루살렘 AFP=연합뉴스)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