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미국의 추적작업이 강화되면서 빈 라덴과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방사능 폭탄'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일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정보당국은 빈 라덴과 알-카에다가 재래식무기를 이용해 폭발을 일으켜 방사능을 퍼뜨리는 이른바 방사능 폭탄을 입수하려하고 있으며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뒀을 것이란 결론을 내렸다. 빈 라덴과 알-카에다가 아직 `더러운 폭탄'으로 불리는 방사능 폭탄을 입수했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찾지 못한 상태이지만 이들의 노력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가능성은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체포된 알-카에다 조직원에 대한 신문에서 이런 정황이 포착됐으며중앙정보국(CIA)과 특수부대가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내 알-카에다 건물에서 방사능폭탄에 대한 다량의 문서들이 발견됐다. 여기에 지난해 빈 라덴이 참석한 집회에서 빈 라덴의 한 측근이 방사성 물질이든 용기를 공개했다는 최근 정보기관의 보고서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방사능 물질이 든 용기를 가지고 있던 빈 라덴 측근의 행방을 찾기 위해 주요 동맹국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관련국도 방사능 물질 탐지기를 동원, 국경검문활동을 강화하는 등 미국의 협조요청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고위 소식통은 전날 톰 리지 국토안보국장이 발령한 테러경계령도 이들의 핵물질 입수시도와 관련이 있으며 딕 체니 부통령이 외국 관리들과만나지 않고 있는 것도 테러 발생을 대비해 부통령이 워싱턴 이외 안전지역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사능 폭탄은 원자로에 사용되는 폐연료봉과 같은 고준위 방사성 물질을 재래식 고성능 폭약으로 감싸 폭발시키는 무기로, 폭탄 자체의 폭발력에 의한 살상효과는 물론 방출한 방사능에 의한 살상능력까지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 무기를 공식적으로 사용했다고 밝힌 국가나 테러단체는 없다. 한편 조지 테닛 CIA 국장이 지난 주말 이슬라마바드를 방문, 페리베즈 무샤라프파키스탄 대통령과 만나 빈 라덴 체포작전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가정부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테닛 국장이 파키스탄측에 아프간 동부지역에 인력을 증원, 비밀작전을 확대할 계획임을 밝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각종 정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