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촉통 싱가포르 총리가 2~3년 안에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고 총리는 최근 "2~3년 뒤 경제가 회복되는 시기에 새로운 팀이 정권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와함께 리콴유 전 총리의 아들인 리셴룽 부총리를 내각 최고 요직인 재무장관에 임명하는 등 내각개편을 단행,차기 구도를 본격화했다. 이 부총리는 이미 금융청장(중앙은행 총재격)을 맡고 있어 이번 일로 경제정책에 관한 사실상 전권을 쥐게 됐다. 싱가포르의 두번째 총리인 고촉통 총리의 경우 선임장관인 리 전 총리로부터 정권을 이어받아 11년 간 집권해왔다. 지난달 3일 총선에서 집권 인민행동당(PAP)이 전체 84석 중 82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둔 사실은 고 총리가 정치적으로 큰 잡음 없이 총리직을 물려주기 위한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다. 다만 경제성장률이 3분기에 -5.6%를 기록하는 등 65년 독립 이후 최악인 경기침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고 총리에게 남겨진 중대한 과제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9.9% 성장했으나 올해는 3% 위축될 전망이다. 미국 일본 등의 경기침체는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싱가포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하반기 회복을 점쳐 왔지만 9.11테러로 싱가포르의 최대 시장인 미국의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