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30일 아프가니스탄 남부 거점 칸다하르에서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는 탈레반의 항복 대가로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를 사면하거나 안전하게 탈출시키는 협상에 절대 반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전황 브리핑에서 "미국은 그에게 사면이나 안전한 탈출을 허용하는 어떠한 종류의 협상에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못박았다. 럼즈펠드 장관의 이런 발언은 탈레반의 군사 통제권을 완전히 상실한 오마르가 반기를 든 병사들에게 살해당할 것을 우려해 파슈툰족 반군측과 투항협상을 은밀히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NBC방송이 전날 보도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럼즈펠드 장관은 "오마르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으나 탈레반을 재충전해 어디선가 병사들을 결집시킨 후 사람들을 죽일 각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들은 칸다하르에서 항전할 수 있을 때까지 항전하다 불가능해지면 산으로 숨어들어반격의 시간을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미국은 탈레반의 고위 지도자 모두의 체포를 원하고 있다"면서 알카에다 대원들 역시 풀려나 다른 나라들로 잠입해 테러행위를 계속 벌이는 사태를 막겠으며 이들을 체포해 우선 신문한뒤 미국의 지명수배자로 확인되면 이들을 신체적으로 구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지금까지 체포된 알 카에다 대원들이나 탈레반 지도자들 가운데 미국에 의해 구금된 자는 아직까지 한명도 없으며 이들에 대한 구금및 군사법정회부 절차등도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9.11 연쇄 테러 주모자로 지목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오사마 빈 라덴은 별도의 사안이라고 전제하고 빈 라덴은 자신의 은신과 외부 활동 전진 기지인 동시에 알 카에다의 관리 기반으로 아프간을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국이 칸다하르에 대한 압박과 동부 잘랄라바드 인근 동굴등에서 빈 라덴 체포작전을 강화하면서 미군들이 목숨을 잃게될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이로 인해 미국의 군사 행동이 제약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합동참모본부의 피터 페이스 부의장은 북부동맹에 의해 함락이 임박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 칸다하르의 상황이 아직 "유동적"이라고 지적하고 칸다하르를 사수중인 탈레반 병사나 알 카에다 대원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페이스 부의장은 "칸다하르에서 주요 지상전투는 아직 없었다"면서 "이번 전쟁은 아프간의 나머지 지역들처럼 칸다하르가 자유도시가 될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말했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은 아프간내 마자르-이-샤리프 인근 포로수용소에 수감된 외국인 자원병들의 폭동 와중에 숨진 중앙정보국(CIA)요원 조지 `마이크' 스팬을 국가적 영웅으로 추켜세우고 그의 시신을 2일 고향의 가족들에게로 운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