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로 알려진 토라보라마을 인근의 동굴은 그곳에 식료품을 배달했던 상인이 폭로했다고 영국 일간 선이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하지 자말이라는 상인이 지난주 노새들을 이끌고 이 동굴기지에 식료품을 배달하러 갔을 때 빈 라덴을 봤다고 전했다. 자말은 빈 라덴과 400여명의 경호원들이 토라보라의 알-카에다 요새에 진을 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신분을 위장한 아프가니스탄 기자에게 "셰이크(빈 라덴)가 파키스탄 국경까지 뛰어갔다가 돌아온 것을 봤다"고 말했다. 자말은 빈 라덴이 구입한 품목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주문은 안와르 굴 사령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굴 사령관은 지난 96년 빈 라덴을 처음 이 지역으로 초대했던 군벌 요우니스 칼리스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잘랄라바드에 있는 소식통들은 빈 라덴이 2주전 남동쪽으로 35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동굴에 은신하기 위해 부하들을 이끌고 떠났으며 급히 서두르는 바람에 트럭들을 뒤에 남기고 갔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토라보라의 동굴은 지난 80년대 소련군 침공 당시 미국의 도움으로 산속 350여m까지 확장됐으며 수돗물과 전기, 난방, 환기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곳에 이미 GBU28 '벙커버스터' 폭탄을 투하한 바 있으나 북부동맹 반군 지휘관들은 동굴의 입구만을 무너뜨리는데 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따라서 이번에는 폭발과 동시에 동굴내의 산소를 모두 빨아들여 그안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질식시키는 '데이지 커터' 폭탄 사용을 검토중이라고 신문은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