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북부 최후 보루인 쿤두즈에서 탈레반 병사와 외국인 자원병들이 잇따라 투항하고 있는 가운데 북부동맹 압둘 라시드 도스툼 장군 휘하의 선발대가 25일 쿤두즈에 진입했다. 북부동맹의 아쉬라프 나딤 대변인은 이날 위성전화를 통해 미르 알람 장군이 쿤두즈에 진입했다고 확인했다. 아프간 이슬람통신(AIP)도 도스툼 장군 휘하 병력 2천500여명이 서부전선에서 시내로 진입해 투항하는 탈레반 병사들을 무장해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2일간 북부동맹 군에 포위된 채 쿤두즈에 남아있던 탈레반 군이 완전 투항할 경우 탈레반은 남부 칸다하르 주변을 제외한 아프간 전역에서 사실상 모든 통제권을 상실하게 된다. 북부동맹은 또 쿤두즈 동쪽 20㎞ 지점의 카나바드 마을을 무혈 접수했다. 사드레딘 장군은 "사방에서 밀고 들어와 마을을 장악했고 모든 탈레반 군은 항복했다"고말했다. 카나바드에 있던 북부동맹 탱크 7대는 쿤두즈를 향해 진격 중이다. 북부동맹은 탈레반 고위 사령관 중 한명인 누랄라 누리가 투항해 마자르-이-샤리프로 압송됐다면서 쿤두즈내 탈레반 병사와 외국 자원병들의 투항이 이날 밤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AIP는 지난 며칠 사이 쿤두즈의 탈레반 병사와 아랍, 파키스탄, 체첸계 용병 2천명이 투항했다고 보도했다. 쿤두즈 서쪽에서 진입한 알람 장군 부대는 별다른 저항없이 시내로 진입했으며, 병사들은 "가자, 쿤두즈로"라고 외치는 등 사기가 충천해 있었다고 북부동맹 대변인은 전했다. 나딤 대변인은 간밤에 1천100명 가량의 탈레반 병사들이 투항했다면서 이들 가운데 아프간 출신들은 포옹 등으로 환대받고 안전한 귀향을 약속받았지만 외국인 용병들은 오사마 빈 라덴과의 연계 여부를 조사받기 위해 억류되고 있다. 그러나 빈 라덴에 충성하는 강경파 외국인 자원병들이 순순히 투항할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투항한 체첸계 용병 2명은 24일 마자르-이-샤리프의 한 군사기지에서 북부동맹장교에게 수류탄을 투척, 끝까지 저항했다고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수류탄 투척으로 나디르 알리 장군이 사망하고 옆에 있던 아사드장군 등 2명이 부상했다. 다른 한명의 용병도 북부동맹 군이 수색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자 스스로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했다. 랍바니 전 대통령은 수류탄 투척 사건에도 불구하고 어떤 외국인 용병들도 투항할 경우 신변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 탈레반 군이 개인자격으로 향후 구성될 과도정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빈 라덴의 핵심 측근 중 한명으로 알려진 우즈베키스탄 출신 군벌 주마나망가니(32)가 지난 9일 북부동맹과 교전 중 입었던 부상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북부동맹의 다우드 칸 장군이 25일 전했다. 본명이 주맘보이 코지에프인 나망가니는 빈 라덴이 그의 출신지인 우즈베크 나망간주(州)를 따 이름을 지어줬을 만큼 가까웠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수도 카불에서 20㎞ 떨어진 마이단 마을에 남아 저항하던 탈레반 군 200여명도 이날 투항했다고 북부동맹측이 밝혔다. 하지 사피울라 장군은 "이들이 지난 이틀 사이 2명을 살해하는 등 저항해온 세력들"이라면서 "7명이 끝까지 저항해 감옥으로 보냈고 나머지는 무기를 버리고 순순히 투항했다"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카불 AP.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