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미군 특수부대 요원들은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조직원들을 색출하기 위해 황폐한 평원을 지나 언덕과 계곡, 동굴, 터널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ABC방송은 특수요원들이 각종 자동화기류와 첨단 무선통신 장비로 무장하고 있지만 보급품 중에는 말 안장과 가축사료도 포함돼 있다고 21일 소개했다. 아프간의 험준한 지형에서 탈레반 군과 대적해 효과적인 수색작전을 펴기 위해서는 첨단 장비 뿐 아니라 재래식 전술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고도로 훈련된 요원들의 개인장비에는 수류탄 발사기와 대 전차 화기를 비롯 야간수색에 필요한 레이저.적외선 탐지기가 포함돼 있다. 여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첨단 위성 무선통신장비로 요원들이 중앙정보국(CIA), 중부사령부와 바로바로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다. 공습이 한창일 때 특수전 요원들은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알 카에다 목표물을 적외선 표시장치로 알려 지구위치측정시스템(GPS)을 활용한 폭격을 유도했다. 최근에는 특수요원 한 팀이 탈레반 군에 쫓겨 위험에 처한 일도 있었으나 이 때도 무선통신 시스템이 위력을 발휘했다. 한 장교는 `영웅적인 공습 요청' 덕에 패주를 모면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특수부대원들은 프레데터로 불리는 무인정찰기(UAV)를 `하늘의 눈'으로 쓰고 있다. 이를 통해 지상의 상황을 실시간 동화상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16시간 연속으로 정보를 보내주는 프레데터는 낮은 조도와 안개 속에서도 적외선 카메라와합성조절 레이더로 땅 위 움직임을 정확히 찾아낸다. 최대 고도 6만피트에서 활약해온 `글로벌 호크'를 원조로 한 무인정찰기는 또한빈 라덴이 아프간 상공을 통해 몰래 빠져 나가려는 시도를 봉쇄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ABC방송은 그러나 이런 첨단 장비에도 불구하고 빈 라덴 추적 작전은 결국 인간에 의존해야 할 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지난 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북부동맹군 병력과 나란히 말에 올라 있는 미군 특수부대 요원들의 사진을 보여준 것은 이를 시사하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군 장비를 실은 당나귀 사진도 보여주면서 보급품 중에는 가축 사료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빈 라덴 포위망이 좁혀지면서 산악지대 동굴을 하나씩 뒤져야 할 상황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옛 방식대로 `발품'을 파는 수색작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군 특수요원들은 또 현지에 신속히 적응하도록 훈련받았다. 개전 초기부터 북부동맹군과 숙식을 함께 한 요원들은 현지인들과 돈독한 신뢰를 쌓았다. 빈 라덴 추적에는 아프간 현지인들의 도움이 절실한 만큼 이 점 또한 실제 작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방송은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