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파키스탄 정부에 더 이상 `쓸모없는' 이슬라마바드 주재 탈레반 대사관을 폐쇄하고 해당 외교관들을 추방하도록 요청했다고 리처드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이 21일 밝혔다.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이같은 요구는 탈레반에 의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억류됐던 미국인 등 서방 국제구호단체 직원 8명이 지난주 미군에 의해 구출된 뒤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 2명과 다른 외국인이 아프간에 억류돼있었을 동안에는 파키스탄내(탈레반) 사무소가 쓸모가 있었지만 지금은 이른바 대사관이 문을 열어야 할 특별한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또 미국 정부가 탈레반 외교관들이 파키스탄으로부터추방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대사관 폐쇄 자체가 그 사람들을 축출하는 것과 똑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국제구호단체 직원들이 풀려나 구출된 지난 주까지만 해도 미국 정부 관리들은억류인사들의 신변안전 등을 우려, 이슬라마바드 주재 탈레반 대표부의 존재를 묵인했었다.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또 지난 20일 파키스탄 정부가 아프간내 대부분 지역에서 통치력을 상실한 이상 자국내 탈레반 영사관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며 페샤와르와 퀘타주재 영사관 2곳에 대한 폐쇄결정에 대해 "환영할 만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영사관 폐쇄에도 불구, 이슬라마바드주재 대사관 폐쇄결정은내리지 않고 있다. 한편 압둘 사타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지난 19일 파키스탄 정부는 탈레반을 더이상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도 정권이 붕괴되긴 했으나 그 대안으로 적법한정권이 들어서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탈레반과 외교관계를 단절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사타르 장관은 또 이슬라마바드에 탈레반 대사관이 남아 있지만 파키스탄-탈레반간 외교업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은 미국의 공습이후에도 탈레반과 공식적으로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지구상 마지막 국가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