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9.11테러의 배후세력인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비호해온 탈레반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사실상 붕괴직전인 탈레반 정권이 완전 붕괴될때까지 탈레반과의 타협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19일 국방부 기자회견을 통해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 포위된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가 자신의 탈출문제에 대해 반군지도부와 타협을 본다해도 미국은 그의 탈출을 방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오마르의 탈출과 관련한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오마르는 칸다하르의 통제권을 부족지도자인 하지 바셰르에게 넘겨주고 칸다하르를 탈출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바세르 역시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인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10월 7일 대(對)테러전쟁을 개시하면서 공격의 1차 목표를 탈레반 정권 붕괴로 설정하고 탈레반 정권 붕괴후 빈 라덴 생포작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럼즈펠드 장관의 이런 발언은 테러사건의 직접적인 배후조종자인 빈 라덴과 그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완전 궤멸시키는 것은 물론 그들을 비호해온 탈레반도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오마르와 바셰르간 협상이 타결될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문제의 핵심은 그의 칸다하르 탈출을 우리가 방조하느냐에 있지만 그에 대한 우리의 답은 노(NO)"라고 강조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아프간 주민들이 직접 2천500만달러라는 거액의 현상금이 붙은 빈 라덴을 동굴등의 은신처에서 찾아내 축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탈레반정권의 급속한 붕괴와 빈 라덴및 알 카에다를 상대로 거둔 지금까지의 상당한 전과에도 불구하고 대테러전쟁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지적, 아프간 작전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 역시 "테러리스트 색출을 위해 그들을 보호하고 있는 탈레반도 추적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비롯해 어떠한 인근 국가도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은 북부 전략요충지 마자르-이-샤리프와 수도 카불, 동부 6개주 등 그동안의 거점 지역들에서 패주를 거듭해 현재는 북부 쿤두즈와 남부 칸다하르등 소수 거점지역들을 사수하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있으나 탈레반이 투항을 위한 협상을 제의했다는 보도가 나돌고 있다. 오마르 역시 칸다하르에서 북부동맹과 파슈툰족 반란군에게 포위된 상태다. 미국과 영국의 특수부대원들은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인근에은신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빈 라덴에 대한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미국 전폭기들 역시 공습 목표물을 종전의 탈레반 전선에서 빈 라덴의 은신처로 전환, 정찰기와 위성들을 이용해 빈 라덴이 숨어있을 만한 안가와 동굴들을 맹폭격하고 있다. 빅토리아 클라크 국방부 대변인은 빈 라덴 체포작전을 위해 특수부대 병력 수백명을 증파, 정보수집및 도로검문소 설치, 빈 라덴과 탈레반 도주자 색출 작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빈 라덴 체포작전이 예상보다 길어질수 있다면서 빈 라덴의 탈출을 막기 위해 아프간과 긴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파키스탄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빈 라덴 체포작전이 "건초더미속에서 바늘을 찾는 격"이라고 말해왔다. 탈레반측은 빈 라덴이 이미 가족들을 데리고 아프간을 탈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은 탈레반이 공습의 예봉을 피하기 위해 빈 라덴 탈출설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빈 라덴이 생포되거나 살해될 매우 위험한 상태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