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반(反)탈레반 세력인 북부동맹이 아프간 거국정부 구성을 위한 회담을 수도 카불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당초주장을 철회했으며 이에 따라 거국정부 구성 회담이 이번주중으로 유럽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북부동맹의 압둘라 외무장관은 18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미국의제임스 F. 도빈스 북부동맹 특사와 회담한 후 기자회견을 통해 "거국정부 구성을 위한 회담이 아프간 이외 지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카불 회담개최 주장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압둘라 장관은 유엔이 제안한 몇몇 회담개최 장소가 수용할 만한 지역이라고 말하면서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가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회담이 빠르면 이번주중에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회담 개최시기에 관한 한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밝혔다. 도빈스 특사도 "장소와 시기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앞서 북부동맹을 이끌고 있는 부르하딘 랍바니 전(前) 아프간 대통령은 거국정부 구성 회담을 카불에서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유엔측은 거국정부가 아프간내다양한 종족들간의 갈등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중립적인지역에서 회담을 개최할 것을 촉구, 회담장소를 둘러싸고 대립양상을 보여왔다. 미국 역시 북부동맹에 대해 카불 회담 개최요구를 철회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 북부동맹의 하론 아민 유엔주재 대표는 CBS방송과의 회견에서 거국정부 구성을 위한 회담에 북부동맹이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유력한 회담개최지로 독일을 거론했다. 아민 대표는 그러나 아프간 주민들이 그동안 탈레반으로부터 가혹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에 새로 들어설 거국정부에 탈레반이 참여할 여지는 없다고 주장했으나 탈레반 지지층의 주축을 이루는 파슈툰족을 포함, 모든 종족들이 새정부에 참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북부동맹의 국방장관인 모하마드 카심 파힘 장군도 "유엔이 회담을 카불 이외지역에서 개최할 것을 요구한다면 아프간 국가의 이익과 평화를 위해 어느 곳에라도 기꺼이 회담에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망명중인 모하마드 자히르 샤 아프간 전(前)국왕은 북부동맹이 아프간 이외 지역에서의 거국정부 구성회담 개최안에 동의했다는 소식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아프간 인접국인 이란과 터키 등도 유엔 후원아래 추진중인 아프간 거국정부 구성회담에 대한 지지입장을 나타내면서 회담이 조속히 개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슈켄트.워싱턴 AP.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