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정권이 급속히 와해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국제 평화유지군 파병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15일 현재 평화유지군 파병 계획을 공식 확인하거나 최소한 파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나라는 서방권인 영국, 프랑스, 캐나다와 이슬람권인 요르단,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 줄잡아 7-8개국에 이르고 있다. 특히 영국 군은 이날 아프간 북부지역에 향후 인도주의적 활동을 준비하기 위해소규모 병력을 파견했다. 영국 국방부는 "이 병력이 현지에서 가능한 인도주의적 활동과 관련한 기술적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프랑스와 캐나다도 2-3일 안에 병력을 파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국도 평화유지군 참여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아프간에 다국적 보안병력을 즉각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전투병력을 파견하고 있는 미국은 지상군 전투병력을 증파할 수는 있어도 반 영구적인 평화유지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군 병력은 전세계의 대 테러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임무를띠고 있다"며 "미군이 평화유지 활동에 동참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말했다. 프란세스크 벤드렐 유엔 아프간 특사는 "동티모르의 평화유지군과 같이 한 국가가 주도하는 병력이 바람직하다"며 "단 아프간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주변국의 참여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알리 아부 라게브 요르단 총리는 "인도적 활동 수행을 기본원칙으로 한다면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겠다"며 아프간 파병을 공식 확인했다. 요르단은 보스니아와 시에라리온, 동티모르에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중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 터키는 3천여명의 병력이 소속된 군 부대에 아프간 파병을 대기할 것을 명령했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알랭 리샤르 프랑스 국방장관은 `며칠내로' 구호요원들의 안전을 돕기 위한 육군병력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자크 시라크 대통령도 아프간 북부의 인도적지원을 위해 군사적 수단을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밝혔다. 아트 에클턴 캐나다 국방장관도 아프간 다국적군에 참여하기 위해 `48시간내에'1천여명의 병력을 배치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리스는 직접 병력을 파견하는 대신 미군 병력이 아프간 평화유지 활동에 동원될 수 있도록 코소보에 300명의 병력을 파견해 미군을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파키스탄은 이슬람 병사들을 다국적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주둔시킨다는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의 장치웨(章啓月) 대변인은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의 화해와 지역안정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평화유지군 참여를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아프간 북부와 수도 카불을 장악하고 있는 북부동맹은 유엔군이 아프간에즉각 주둔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니스 카누니 북부동맹 내무장관은 "우선 평화정착 방안을 논의해야 하며 그범주 내에서 유엔이 평화유지군을 파견해야 할 궁극적인 필요성에 관해 얘기할 수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슬라마바드.런던.암만.카불 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