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반군 북부동맹이 수도 카불에 진주함에 따라 부르하누딘 라바니 전 대통령을 비롯, 해외에 머물던 정파 지도자들이 귀국을 서두르는 등 새정부 구성작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북부동맹을 이끌고 있는 라바니 전 대통령은 13일 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일(14일) 카불로 돌아갈 작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6년 탈레반 정권에 의해 축출당한 라바니 전 대통령은 유엔과 전세계 대다수 국가들로부터 아프간의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탈레반을 위한 여지는 없다"면서 거국정부 구성과정에서 탈레반의 참여를 완전 배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라바니 전 대통령은 특히 이탈리아 로마에서 망명중인 자히르 샤 전 국왕의 귀국 문제에 언급, 샤 전 국왕의 귀국은 환영받을 일이나 단지 보통시민으로서 귀국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샤 전 국왕은 탈레반으로부터 해방된 카불에 대표단을 보낼 계획은 당장 없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은 "북부동맹이 단지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카불에 입성한 것이지 정치적 권력을 잡기 위한 것이 아니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북부동맹 대표단이 지난달 샤 전 국왕과 로마에서 면담, 카불을 비무장지대로 남겨 두기로 약속한 바 있다고 밝히면서 북부동맹의 카불 입성은 약속파기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특사가 아프간의 각 부족이 망라된 임시위원회 구성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샤 전 국왕이 의장을 맡는 것을 시사한데 대해 샤 전 국왕의 측근인 유수프 누리스타니는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덴마크에 머물고 있는 시브그하툴라 모자데디 전 대통령도 유엔의 요청이 있을 경우 새정부 구성을 돕기위해 귀국할 것이라는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지난 1992년 구(舊) 소련군 철군후 구성된 과도정부의 대통령을 두달간 역임한 인물로, 일각에서는 그의 새정부 참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는 최근 로마에서 샤 전 국왕과 만나 탈레반 정권을 대체할 수 있는 거국 협력체제를 발족시킬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로마.코펜하겐.카불 AFP.A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