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타목시펜이 일명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축삭경화증(ALS - 筋萎縮性側索硬化症)의 진행을 지연시키는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벤저민 브루크스 박사는 12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 신경과학학회 연례회의에서 연구발표를 통해 유전조작으로 ALS와 유사한 증세를 유발시킨 쥐들에 타목시펜을 투여한 결과 ALS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늦어지고수명도 상당히 연장되었다고 밝혔다. 브루크스 박사는 유방암과 ALS를 동시에 겪고 있는 한 여자가 4년이 넘도록 근육의 힘이 유지되고 있어 이러한 실험을 하게되었다고 밝히고 현재 약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단위를 달리하여 타목시펜을 투여하는 임상실험이 진행중에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 때문에 타목시펜을 복용하고 있던 이 여자는 ALS 발병한 4년이 넘도록 근육의 힘이 유지되고 있었으며 "다소 호전되기도 했다"고 브루크스 박사는 밝혔다. 브루크스 박사는 ALS 환자가 4년동안 근육의 힘을 유지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말하고 ALS는 진행속도가 빨라 그 정도의 시간이면 대부분의 환자는 사망한다고 지적했다. 브루크스 박사는 현재 ALS환자가 점점 근육신경을 잃어가는 증세는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지만 자신의 쥐실험 결과는 타목시펜이 ALS 환자의 근력(筋力)을 오래 유지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타목시펜이 ALS 치료에 효과가 있는 이유는 알 수 없으며 동물실험을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브루크스 박사는 말했다. 브루크스 박사는 세포배양 실험에서는 타목시펜이 중추신경계 세포에 있는 효소중 하나인 키나제-C의 분비량에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일부 ALS 환자들은 이 효소의 분비량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부르크스 박사는 덧붙였다. (로스엔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