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연합군을 형성해 테러리즘과 싸우는데는 절묘한 조화가 필요하다. 이는 미국과 이슬람국가의 연합은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국가의 연합도 마찬가지다. 세계경제가 공통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반면 세계경제의 대립및 분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6일 연방기금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미국의 금리는 1961년 이래 최저수준인 2.0%로 떨어졌다. 영국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도 이틀 뒤인 8일 금리를 내렸다. 금리인하에도 불구,여전히 향후 몇개월간의 경기전망엔 논란이 많다. 지난 수개월동안 현실직시를 기피하려 했던 미국인들은 점차 미국경제가 이미 침체상태이거나 침체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제 그들은 침체시점보다는 침체정도와 장기화 여부에 관심이 쏠려있다. 치솟는 실업률등을 감안할때 침체정도는 꽤 깊을 수 있다. 하지만 침체가 얼마나 지속될지 여부는 쉽게 짐작하기 어렵다. 지난 45년 이후 미국 경기둔화의 평균 지속기간은 11개월이었지만 소비자및 기업신뢰가 아프간전쟁 추이와 추가 테러 여부등에 밀접히 연관돼 있어 이 수치는 별 의미가 없다. 유럽의 경우 침체는 피하겠지만 경기둔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미국식 거품붕괴 사이클및 테러가 없었다는 점에서 우울한 세계경제의 횃불역할을 할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ECB는 올들어 적극적인 금리인하를 꺼려왔다. '완만한 성장'이 유럽경제에는 그리 나쁜 결과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유럽의 교역파트너,특히 미국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럽은 수요자극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 유럽측은 중립적인 통화정책과 신중한 재정운용이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인플레가 위협적이지 않고 수요가 부족한 현상황에서 유럽국가들의 미온적 태도는 무책임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14일 각료회의에서 하루 1백만∼1백50만배럴의 원유감산에 합의할 전망이다. 그동안 중동지역에서 전쟁이 발발할 때마다 유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9·11 테러발생 이후 국제유가는 OPEC이 설정한 유가밴드(바스켓유기준·배럴당 22∼28달러)를 훨씬 밑돌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금리와 저유가는 세계경제를 회복시키는 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유가하락은 원유소비국에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복병은 있다. 원유시장의 변동성이 바로 그것이다. OPEC이 세계원유생산을 전적으로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 회원국들의 산유량쿼터 통제 역시 쉽지 않다. OPEC 비회원국들의 산유량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노르웨이 등 비회원국들은 아직까지 OPEC의 감산 움직임에 동참하기를 꺼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유가는 완만한 하락보다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심지어 지난 98년의 배럴당 10달러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유가급락은 중동국가의 고통을 의미한다. 좀더 안정된 원유생산,급락이 아닌 저유가는 세계경제를 살리기 위한 '훌륭한 연합'이다. 문제는 이같은 '완벽한 짝짓기'가 오사마 빈 라덴을 찾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다. 정리=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 ◇이 글은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실린 'Cheaper oil,cheaper money,better news?'라는 칼럼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