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는 지금 최고 핵 연구기관 '쿠르차토프 연구소' 과학자들에 대한 정보통신(IT) 분야 전직 교육이 한창이다. 러시아 최고 두뇌들을 첨단 IT 산업에 활용, IT 산업 경쟁력도 높이고 핵 관련 기술의 국외 유출을 막겠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핵확산방지계획(IPP)에 따라 이뤄지는 이 사업으로 '쿠르차토프 연구소'와 러시아 굴지 소프트웨어 회사 '룩스 소프트' 연구원들이 전직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올해 우선 52만5천달러를 투입, 연구소 과학자 17명을 IT 분야로 전환시킨 뒤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은 이를 위해 내년 예산에 8억400만달러를반영했다. 사업이 확대되면 모두 500여명의 러시아 과학자와 연구원들이 새 일자리를 찾게될 전망이다. 옛 소련 시절 핵무기 개발을 주도한 이고리 쿠르차토프 박사의 이름을 딴 쿠르차토프 연구소에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수천명의 과학자와 연구인력들이 휠체어와 3차원 카메라, 인공 수족 등을 만드는 분야로 자리를 옮겼으나 아직도 4천-5천명이 남아 있다. 이들은 각 분야 최고 권위자들임에도 불구, 매월 1천루블(33달러) 가량의 비참한 박봉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나마 3분의 1만 국가 연구사업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일거리가 없는 실정이다. 미국은 이들을 그냥 방치할 경우 소위 '불량 국가'들로 유출돼 핵무기가 확산되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