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행정부의반(反) 부패 투쟁이 조용한 가운데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6일 러시아 행정부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르게이 스테파신 감사원장은 최근부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니콜라이 악쇼넨코 철도장관의 공금유용 혐의를추가로 포착, 조사중이다. 스테파신 원장은 악쇼넨코 장관이 지난해 모두 3억7천만달러의 연방예산을 유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철도부는 그동안 사회 간접자본 확충용 예산을 호텔과 직원 휴양소, 축구장 등을 짓는데 사용했다"며 "철도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말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달 악쇼넨코 장관이 예산 7천만루블(230만달러)을 유용했고, 3억7천만달러 상당의 세금을 탈루한 것을 밝혀냈다며 기소했다. 악쇼넨코 장관은 이에 대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크렘린궁(宮)과 담판을 짓겠다고 밝혔으나, 드미트리 코자크 크렘린(대통령행정실) 부실장을 만난 뒤 오는 7일까지 휴가를 떠난 상태이다. 스테파신 원장은 또 국가어업위원회도 해마다 40-50억달러 가량의 예산을 잘못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포착했다고 밝힌 뒤 "나는 이것을 범죄행위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검찰은 현재 감사원 감사 결과를 토대로 비상대책부와 국가관세위원회, 언론부 등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밖에 블라디미르 골로블료프 국가두마(하원) 예결위 부위원장을 공금횡령 혐의로 수사하는 한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전(前) 안보회의 서기에 대해서도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국가두마도 지난주 검찰이 제출한 골로블료프 부위원장 면책특권 박탈 건의안을승인했다. 골로블료프 부위원장은 1990년대 우랄산맥 근처 첼랴빈스크주(州) 국가재산위원장으로 재직하며 공금을 횡령했으며, 프랑스에 1년 이상 도피중인 베레조프스키 전서기도 1995-99년 기간에 국영 아에로프로트 항공사 자금 9억달러를 해외로 빼돌린혐의를 받고 있다. 분석가들은 푸틴 행정부의 이번 사정작업이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 측근 그룹인`크렘린 패밀리'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하면서 행정부 전.현 실세들이 줄줄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