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특수부대 소속 헬리콥터가 2일 아프가니스탄 북부지역에서 악천후로 추락, 4명이 부상했으나 탑승자들은 모두 구조됐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기가 상실된 것은 지난달 7일 미국이 탈레반 정권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CNN 방송은 이날 또 다른 사고로 미 공군 무인정찰기인 프레데터기 1대가 기상악화로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맥딜 공군기지의 한 관계자는 이 정찰기는 실종 당시 '항구적 평화' 작전의 지원임무를 수행중이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국제표준시 기준 2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3일 오전3 시 30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헬기 한대가 악천후로 추락해 탑승자 4명이 부상했다"며 "1명이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이 위독한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성명은 "추락 헬기 탑승자 전원이 무사히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왔으며 부상자들은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면서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 호에서 발진한 F-14톰캣 전투기들이 출동해 첨단 장비가 탑재된 추락 헬기를 파괴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추락 헬기의 기종이나 소속부대, 임무, 추락지점 등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으나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의 한 관리는 이 헬기가 특수부대 소속으로, 병에 걸린 병사를 후송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은 추락한 헬리콥터는 공군특수작전군이 운영하는 MH-53 페이브로 헬리콥터라고 말했다. 페이브로 헬리콥터는 주.야간은 물론 악천후에도 비행이 가능한 장거리 침투용 헬기로 알려져 있다. 이번 헬기추락 사고는 아프가니스탄의 진눈깨비 등 악천후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작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미 고위 관리들의 언급에 뒤이어 발생했다. 국방부는 진눈깨비와 모래폭풍 등 아프간 북부의 혹독한 날씨 때문에 미군 공습이 지장을 받고 있으며 헬리콥터로 특수부대를 북부동맹이 장악한 지역으로 파견하려던 계획도 날씨 때문에 최소한 한차례 이상 무산됐다고 밝혔다. 존 스터플빔 합참 부국장은 "아프가니스탄의 악천후로 특수부대 병력 증파를 위한 헬기 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으며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특수부대 파견 규모를 100여명 수준으로 늘리고 싶지만 악천후와 탈레반의 포격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