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내 교두보 확보를 위한 아프간반군 북부동맹과 미국 특수부대간의 합동 총공세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의 아프간 전면 침공 계획 검토설이 나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의 아프간 전면 침공설은 아프간 군사작전이 제2 베트남전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미국내 일부 우려의 시각과 때를 같이해 어느 정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프간 전면 지상전 검토설은 미국의 아프간 군사작전 보도에 한발 앞장서온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의해 31일 보도됐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아프간 군사작전 사령탑인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이전면 침공작전을 제안했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를 일단 거부했다가 최근들어 이 작전 수립을 허락했다. 지난 10월19일 미 특수부대가 아프간에 투입돼 작전을 폈을때 탈레반의 저항이예상외로 완강했고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작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전면 침공 작전설 시나리오는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이 겨울철에도 간헐적인 공습을 계속하면서 북부동맹 반군을 믿을만한 우군으로 육성한후 내년 봄 대규모지상부대를 투입하는 것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미국이 아프간내 작전 교두보를 설치하려는 의도가 헬기와 CH-130 공격기의 엄호아래 특수부대 작전을 펴는 외에 북부동맹 지원을 위한 병참기지로 활용하려는 데있는 것을 감안하면 전면 침공을 위한 준비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아프간 군사작전이 제2베트남전으로 확전될 것이라는 우려는 미국 정부관리들과외교정책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최근 아프간 군사작전이 확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베트남전때도 당시 린든 B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에 미군을 대거 파병하지 않을것이라고 다짐했었다. 미국이 아프간 전면 침공을 검토하고 있다면 이는 4주째 계속된 공습에도 불구하고 탈레반 군사력은 그다지 큰 타격을 입지 않고 항전의지를 불태우고 있으며 오사마 빈 라덴 색출 및 제거 작전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등 군사작전이교착상태에 빠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북부동맹측은 "우리는 자체 병력으로 충분하다. 미군 병사들은 필요하지 않다.폭격만 더해달라"고 말하고 있지만 과연 미국 특수부대가 합동작전을 펴더라도 북부동맹이 전력이 한수위인 탈레반을 패퇴시킬 수 있느냐의 의문도 미국 전면 침공설의근거가 될 수있다. 탈레반 민병대를 당장 섬멸시킬 수있을 것 처럼 호언장담하던 북부동맹 반군은카불에 접근하지도 못했다. 미국은 정치적으로 러시아권에 가깝고 아프간내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북부동맹을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입장이다. 미국의 아프간 전면 침공설은 실제로 검토되고 있을 지는 몰라도 이를 실행에옮기는 데는 역시 많은 위험과 부담이 따른다. `불복종의 땅'인 아프간은 12년간에 걸친 구 소련의 침공을 물리친 경험이 있어미국이 전면 침공으로도 단기간에 성과를 이룰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베트남전에서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 빠진 아픈 기억이 있는 미국은 아프간 전선이 대규모 병력 투입에도 불구하고 다시 장기전의 수렁에 빠진다면 국내외의 비난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다. 미국은 험준한 지형과 사막으로 뒤덮여 지상전 작전이 어려운 아프간 현지상황에 대한 정보와 지식부족으로 공습도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데 대규모 지상부대 투입은 그야말로 위험 부담이 크다. 미국내의 아프간 작전에 대한 일부 회의론과 이슬람권의 반전.반미 시위확산 등도 전면 침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미국은 일단 교두보 확보 작전의 성공여부와 그 이후의 전황과 국내 여론,그리고 국제정세 등을 감안해 전면 참공 작전 계획을 비장의 카드로 고이 간직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