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연일 맹폭을 퍼붓는한편으로 특공 작전을 위한 아프간내 지상 전진기지 구축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는등 전쟁이 본격적인 확전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9일 폭격기들이 공습 23일째를 맞아 9.11 연쇄 테러의 배후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의 은거지로 알려진 아프간 동부 동굴들을 집중 폭격한 가운데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권의 라마단 기간 공습 중단요구를 단호히 거부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국방부 전황 브리핑에서 "탈레반과 알 카에다는 휴일을 지키지않을 것 같다"고 전제하고 "그들이 미국인 수 천명을 살해한 사실이 엄연한 만큼 우리는 미국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와 함께 반군 세력인 북부동맹이 장악하고 있는 아프간 북부에 전진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 전진기지는 공습의 전과가 아직 두드러지지 않는 반면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면서 국내외 여론이 악화되고 정상적인 군사 작전이 어려운 동절기와 라마단 금식월(月)이 다가오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데 따른 국면 전환용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지상군 투입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미국 일간유에스에이(USA)투데이는 이날 전진기지에 병력 600여명이 주둔하며 특공대원 200-300명의 작전에 대한 안보, 식량, 의료, 철수 등의 후방 지원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첫 국내안보회의를 주재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의회 일각의 확전론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지금까지의 전과에 만족하고 있다"며 북부동맹을 지원하는 현재의 공습 전략을고수할 것이라고만 말했을 뿐 구체적인 언급은 삼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