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강력한 비난에도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레하밤 지비 관광장관 암살범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으면 자치지역에서 철군하지 않겠다고 22일 밝혔다. 유혈충돌 사태 악화와 국내 강경파의 반발에 직면한 샤론 총리는 이날 지비 관광장관 암살범의 신병을 확보할 때까지 어떤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샤론 총리는 평화의 전제 조건은 분명하다면서 팔레스타인이 먼저 테러 근절과 테러단체의 해체, 지비 장관 암살범의 신병 인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력 진압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미국 국무부는 민간인 피해를 야기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대해 비난하면서 즉각적인 철군을 이스라엘에 강력히 요청했다. 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군은 즉각 자치지역에서 철군해야 하며 이러한 침략행위를 반복해서도 안된다"고 경고했다. 리커 대변인은 자치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긴장과 폭력사태가 심각한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무고한 민간인 살상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군사행동을 시작한 이래 가장 강력한 국무부의 이번 경고는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한 이슬람권의 반발 무마에 주력하고 있는 미국의 정책을 반영한것으로, 긴밀했던 양국 관계의 이상 기류를 노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타도와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 추방을 요구하는 극우파의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는 등 이스라엘 내 강경기류가 세를 더하고 있어 자제를 주문하고 있는 미국과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것으로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비 관광장관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탱크 등을 앞세워 장악한 베들레헴과 라말라 등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6곳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희생자가 속출해 양측의 긴장이 고조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도 탱크를 앞세워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인근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등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으며 팔레스타인 역시 저항을 계속했다. 나블루스에서는 이스라엘 탱크의 기총소사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데 이어 이스라엘에 의해 계획된 것으로 보이는 차량폭발 사고로 하마스의 고위관리가 사망했으며 예루살렘에서는 팔레스타인이 총기를 난사해 4명이 부상했다. 한편 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가자에서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공동 외교안보 최고대표와 2시간여에 걸쳐 회담한 뒤 범법자에 대한 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휴전약속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AP=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