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보인 친밀한 '보디 랭귀지'는 상서로운 중미관계의 내일을 보여주는 예고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0일 양국 정상이 처음 만난 사이임에도 서로 팔로 감싸 안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이려 무진 애를 썼다고 전하고 정상회담과 회견 도중 보여준 보디 랭귀지가 양국관계의 우의와 협력을 예고하는 가장핵심적인 내용이라고 논평했다. 위성 채널 봉황(鳳凰)TV 등 홍콩 TV들도 장 주석이 부시 대통령의 팔을 잡고 부시 대통령도 장 주석에게 귀엣말을 하는 모습들을 여러 차례 방영하며 중국과 미국이 대만 문제 등을 둘러싼 숱한 굴곡 끝에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됐다고 논평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두 정상의 친근한 모습들이 `건설적인' 회담 진행을 시사해준 것이며 부시 대통령의 특유의 친화력이 장 주석과의 친밀도를 더욱 높여줬다고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 비해 나이나 기질면에서장 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 정상들과 친하게 사귀기에 많은 장점을 지녔다는 것이다. 회견 도중 통역을 이용했던 장 주석은 부시 대통령이 테러 사건으로 연기된 베이징 공식 방문을 하고 싶다고 말하자 영어로 "문제 없소. 다음에 한 번 오시오(Noproblem. Next time)"라고 대응했다. 주방자오(朱邦造) 외교부 대변인은 회담이 "우호적이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결과도 건설적이고 유익했다"고 말했다. 홍콩 관측통들은 두 정상이 이렇다할 중요한 의제에 합의하지 못했지만 회담 중상대를 자극하는 주요 이견들의 교환도 거의 없었다면서 양국이 안정적인 토대의 쌍무관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특히 장 주석은 대만 대표의 정상회담 참가를 막는 한편 대만쪽으로 편향된 부시 대통령을 어느 정도 중국쪽으로 끌어들이는 등 두 가지 면에서 승리를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