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리에 파키스탄을 방문, 망명설이 나돌았던 와킬 아흐마드 무타와킬 탈레반 외무장관이 지난 17일 밤 아프가니스탄으로 귀국했다고 파키스탄 신문 `새벽'(Dawn)이 19일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일들이 시속 100마일로 아주 대단히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말해향후 며칠 내에 아프간에서 중대한 정치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무타와킬장관은 몰비 잘랄루딘 하카니 국경지역장관과 함께 파키스탄의 퀘타에서 가까운 국경도시 차만을 통해 아프간으로 귀환했음이 양측 국경 검문소 관리들에의해 확인됐다. 무타와킬 장관을 비롯한 아프간내 온건세력은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를설득, 무타와킬 장관은 오마르의 동의 아래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했다고 소식통들은말했다. 무타와킬 장관은 18일 카타르의 알 자지라 위성방송에 출연, 자신의 망명설을 부인하고 물라 오마르의 지도력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표시했다. 소식통들은 그러나 현재 일부 울라마(이슬람 율법학자)와 부족 대표 등이 미국의 공격을 모면하고 보다 대표성을 지닌 정부로의 평화로운 이양을 위해 오마르가퇴진하고 오사마 빈 라덴을 인도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주재 물라 압둘 살람 자이프 탈레반 대사도 이슬라마바드로부터 중요메시지를 갖고 칸다하르에 와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마르에 퇴진 압력을 가하고 있는 아프간내 온건파 중에는 탈레반 각료 2명과오마르와 그 지지자들에게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는 핵심지역의 간부 전체가 포함돼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무타와킬 장관은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자히르 샤 전 아프간국왕 대표단 일행이 파키스탄을 방문한 시점에 맞춰 이슬라마바드를 방문, 탈레반 붕괴 이후 과도정부 수립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