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6일 집권 탈레반 본거지인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 공격에 공격용 무장헬기를 동원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테러 응징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 CNN방송은 미확인 소식통을 인용, 이날 새벽 수도 카불 동부 비행장 주변 공습을 시작으로 맹폭이 가해지는 동안 칸다하르 상공에서 여러 대의 헬기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헬기가 무장헬기인지 여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으며 지상으로부터 응사를 포함한 '강도높은 공중활동'은 현지시각으로 이날 0시가 지나면서약 20분동안 전개됐다. 무장헬기 투입이 확인된다면 CNN의 보도는 이슬람근본주의 극렬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과 그의 테러조직 알-카에다, 탈레반에 대한 대테러전쟁이 제2단계 작전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최근 지난 7일부터 미-영 합동공습으로 시작된 초동단계의 폭격으로 탈레반의 방공망, 비행장 등 군 시설이 파괴된 뒤 은밀한 작전에서 특수부대 요원들을 투입할 것임을 여러차례 암시해왔다. CNN은 워싱턴발 보도에서 미 국방부는 이날 작전에 공격용 무장헬기가 투입됐는지 여부에 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또 무장헬기는 야간공습의 전략계획에 포함돼있지 않다고 밝혔으나비밀작전에 투입될 가능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투기들은 16일 새벽 3시30분(현지시간)께 카불 외곽을 공습했으며 탈레반은 대공포로 응사했다. 빈 라덴 인도와 관련한 탈레반의 협상제의에 대해 부시 미 대통령이 즉각 일축한 지 1시간만에 이뤄진 공습은 또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파키스탄 방문과 때를맞춰 진행됐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미국시간 15일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미군의 對아프간 공습이 계속되고 있으며 그 규모가 가장 컸던 지난 주말(13일)은탈레반 훈련시설과 공군기지, 대공망, 지휘부 등 17개 목표물에 폭탄을 투하했다고보고했으며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도 지난 주 잇단 공습에서 최소한 탈레반동굴 2곳이 벙커파괴탄(GBU-28s)에 관통, 파괴돼 거의 4시간동안 불에 탔다고 밝혔다. 탈레반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반군 북부동맹도 교전 끝에 북부 최대 전략도시인마자르-이-사리프 5km지점까지 진격, 탈환이 임박했으며 탈레반 병력 4천명이 투항해 오는 등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모하마드 아슈라프 나딤 북부동맹 대변인은 위성전화를 통해 반군은 우즈베키스탄과 인접한 발크주 주도인 마자르 공항 동부 구릉에 위치한 탈레반 진지를 공격하고 있다고 말하고 "곧 마자르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즈벡계 주민들이 대부분인 마자르-이-샤리프는 수니파 이슬람교도와 파슈툰인이 대부분인 탈레반 근본주의 세력들이 지난 1998년 무력으로 접수, 철권통치를 계속해왔다. 마자르-이-샤리프 부근의 전황에 대해 탈레반은 직접적인 논평을 하지 않고 있으나 쿠드라툴라 자말 탈레반 정보장관은 반군측의 '탈레반 병사 4천명 투항'설을일축했다. 계속된 아프간 공습으로 국내에서 반미, 반전 시위에 몸살을 앓고 있는 파키스탄의 리아즈 모하마드 칸 외무부 대변인은 파월 미 국무장관의 이슬라마바드 도착수시간전 "파키스탄은 이번 전쟁에서 공격목표를 분명히 해야 하며 어떤 민간인 희생도 피해야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 탈레반은 미국의 잇단 공습으로 동부 카람에서만 민간인 200명이 숨지는등 모두 300여명의 사망가자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 또한 일부 민간인 희생을 시인하고 있다. '탈레반이후' 아프간 정부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모하메드자히르 전 아프간 국왕은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 서한을 발송, 유엔에 탈레반이붕괴될 경우 아프간내 평화와 치안유지를 위해 다국적군을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그의 대변인 하미드 시디그가 AFP통신에 전했다. 자히르 전 국왕은 또 특사를 파키스탄에 보내 향후 아프간 정부 구성 등 현안을논의했다. 한편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도 식량원조가 충분하지 못할 경우 겨우내 약 10만명에 달하는 아프간 어린이가 굶어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으며 스테파니 벙커 유엔아프간 조정관실 대변인 역시 인간적 재앙은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심각하면서도복합적인 비상국면"이라고 밝혔다. (카불.쿠탈레 안주만.워싱턴 dpa.AFP.A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