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미국 상원 민주당 지도자 톰 대슐 (사우스 다코타) 의원에게 발송된 서한에서 탄저균이 발견되고 탄저균에 노출된 사람이 12명으로 증가하는 등 미국이 바이오테러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를 환영하는 자리에서 대슐 의원 앞으로 발송된 한 서한에서 탄저균이 발견됐으며 이에 노출된 그의 보좌관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이날 NBC 방송 뉴욕본사의 탄저균 우편물 조사에 참여한 경찰 1명과 실험실 직원 2명이 탄저균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로써 미국 전역에서 탄저균에 감염됐거나 탄저균 양성반응을 보인 사람은 모두 12명으로 늘어났으며 탄저균을 이용한 바이오테러 공포도 더욱 확산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대슐 의원과 방금 통화했다면서 "그의 사무실이 편지 한 장을 받았는데 그 안에 탄저균이 담겨있었다. 현장에서 이 편지를 실험했다. 노출된 보좌관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겹으로 싸인 이 편지의 봉투에서 분말이 발견돼 현재 추가 실험이 실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대슐 의원의 대변인은 의심스러운 편지 꾸러미가 워싱턴의 의사당건너편 대슐 의원 사무실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의회 소식통들은 문제의 편지봉투를 개봉했을 때 흰색 가루가 떨어져 의회경찰이 출동, 사무실을 폐쇄하고 현장에서 사무실 근무자들에 대한 탄저균 실험을 했으나 그 결과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편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탄저균 관련 사태와 지난 달 11일의뉴욕 및 워싱턴 테러공격의 배후인물인 오사마 빈 라덴 간에 "모종의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그러나 "우리는 확증이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CNN 방송은 대슐 의원에게 발송된 이 편지에는 뉴저지주 트렌턴 소인이 찍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NBC 방송 본사에 배달된 탄저균 편지도 9월 18일자 뉴저지주 트렌턴 소인이 찍혀 있었다. 토니 에스포시토 우편 감독관은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편지의 출처를 조사중"이라며 "9월 11일 이후 트렌턴 우체국에서 처리한 우편물이 20억 통 정도지만 출처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FBI 특별수사관 샌드라 캐럴은 "이 편지가 트렌턴 우체국 내 46개 우체국에서 발송된 것 중 하나로 보이지만 출처를 찾는 것은 건초 더미에서 바늘찾기만큼이나 복잡하고 광범위한 수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탄저균 감염 또는 발병자는 지난 4일 사망한 타블로이드 신문`더 선'의 사진 편집자 로버트 스티븐슨(63)씨와 플로리다주의 출판사 `아메리칸 미디어'(AMI) 직원 7명 등 모두 12명이며 AMI 직원 300여 명에 대한 2차 혈액검사도이번 주에 실시될 예정이다. 존 애슈크로프트 미 법무장관은 이날 "빈 라덴과 탄저병 우편물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판단하기는 시기상조지만 우리는 서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한편 네바다주 리노의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탄저균에 노출됐던 6명은 검사결과모두 음성반응을 보였으며 토미 톰슨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회에 바이오테러위협에 대한 대응조치를 위해 15억 달러의 추가 예산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