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2일 세계 각지에서 이슬람 신도들의 반미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슬람 안식일을 맞아 닷새동안 계속된 공습을 일단 중지한 채 미국에 대한 추가 테러의 위협을 강조하는 한편 인도적 공세를 부쩍 강화했다. 부시 대통령은 NBC방송 여직원의 탄저병 감염 사실이 밝혀진 후 "미국은 여전히위험에 놓여 있다"고 말하고 "미국 정부는 그러나 국민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로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생업에 열심히 종사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소수의 사악한 무리인 테러분자들이 우리 나라를 깔보거나 우리를 인질로잡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우리 정부는 해외에서나 국내에서나 테러와 싸울 것이며 국민들도 일터에 나가고 운동경기를 보며 항공기를 탑승함으로써 테러와 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민간 항공기 4대를 공중납치해 자살 공격에 이용한 테러범들은 "이슬람을 공중납치하려 한 것"이라고 비유하고 "우리의 전쟁은 테러와 악을겨냥한 것으로 이슬람을 적대시하는 것은 아니다"며 테러 전쟁이 종교 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극력 경계했다. 그는 군사 행동보다는 인도적 측면을 부각시키려는 제스처로 아프간 어린이 1천만명이 전쟁과 겨울을 나도록 돕기 위해 14세 이하 미국 청소년 5천800만명이 1달러씩 기부할 것을 촉구한 전날의 제안을 다시 한 번 되풀이했다. 이미 아프간에 대한 3억2천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 방침을 결정한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 어린이들을 위한 미국 재단'의 공식 출범에 앞서 저스틴 워싱턴이라는6살짜리 어린이로부터 1달러의 첫 성금을 개별적으로 접수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부시 대통령이 이슬람권의 매우 격렬한 반미 감정에 깜짝 놀랐으며 미국이 자비로운 국가임을 인식시키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금요일은 이슬람 안식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오늘 작전을 계속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