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0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나흘째 공습을 퍼붓는 한편 9.11 테러의 주모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 체포에 대한 의지를거듭 확인하고 공격용 헬기도 전선에 투입하기로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의 연방수사국(FBI) 본부를 방문, 빈 라덴 등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 22명을 최우선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리고 "결국 세계의 어느구석에도 (이들이) 숨기에 충분할 정도로 어두운 곳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들도 빈 라덴 일파를 추격하기 위해 UH-60 블랙호크, AH-64 아파치 등 수송용 및 공격용 헬기를 아프간에 투입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헬기 투입은 특수부대에 의한 지상 작전과 직결되는 것으로 아프간전이 본격적인 확전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들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까지는 저고도 공격이 가능한 이들 헬기의 투입이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말해 특수부대 투입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시사했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발표한 추가 테러 위협성명에 대해 "서늘하다"고 말하고 "미국은 그러나 테러 전쟁으로 그들의 이러한 허풍을 끝장낼 것"이라고 말했다. 알 카에다는 카타르의 아랍어 TV 알-자지라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아프간에는"미국인들이 삶에 애착을 갖는 것처럼 죽기를 간절히 바라는 젊은이가 수 천명에 이른다"고 말해 9.11 테러와 유사한 공격이 미국에서 재연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 보좌관은 그러나 빈 라덴이 성명 등에 암호를 담아 추종자들에게 지시를 내릴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언론의 자제를 촉구했고 CNN방송 등은 `합당한 당국'의 요청이 있으면 검토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국 TV 방송들은 지난 7일 공습이 시작된 직후 빈 라덴의 녹화테이프를 반복해서 방영하고 주요 신문들은 이튿날 전문을 게재하는 등 빈 라덴측에 대한 독점적 취재가 허용되고 있는 알-자지라 TV를 통해 나온 성명 등을 잇따라 보도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어떤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는 빈 라덴의 메시지를 테러분자들이 수신하지 못하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라크 등도 공격 범위에 포함시키려는 미국의 구상에 회교권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회교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중동을 방문한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이날 오만에서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 전쟁이 아프간 이외로 확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워싱턴을 방문한 조지 로버트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도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동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토의 승인은 9.11 사태와 관련되고 책임이 있는 자들을 다룬다는 것을 토대로 한 것"이라며 블레어 총리와 같은입장을 보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