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회의기구(OIC) 57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10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대한 군사공격을 다른 어떤 아랍국가나 이슬람 국가로 확대하는데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슬람권 외무장관들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회담을 가진뒤 공동성명을 통해미국은 이번 군사공격을 테러범들에 국한시켜야 한다며 "테러와의 싸움이라는 구실로 어떤 이슬람 또는 아랍국가가 공격받는 것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슬람권 외무장관들은 또 미국의 군사공격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은 이어 OIC 회원국들이 테러와의 전쟁이 유엔 주도 아래 이뤄져야 한다고지적하고 유엔이 테러리즘 대책 회의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성명은 미국에 대한 9.11 테러공격은 종교관념에 어긋나는 야만적인 행위로 범인들을 잡아내 심판대에 세워야하지만 테러리즘을 이슬람과 연계시키거나 팔레스타인의 자위권과 이스라엘의 점령에 대한 저항을 테러리즘과 혼동하는 어떠한 기도도비난한다고 천명했다. 성명은 특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격을 `국가 테러리즘'이라고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적 보호를 보장하고 이스라엘의 아랍 영토 점령을 종식시킬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 지지를 시사한데 대해 찬사를 보내고 미국이 중동 모든 국가가 바라는 공정하고 포괄적인 평화를 조속히 실현시키기 위해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슬람 외무장관들은 이날 회의를 통해 카타르가 낸 1천만달러를 포함, 총 1천400만달러의 아프간 주민 지원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아랍연맹 22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앞서 열린 회담에서 국제적인 대(對)테러 전쟁에 지지의사를 표했으나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OIC 회의에 앞서 열린 비공식회의가 끝난 뒤"우리는 국제 테러리즘에 반대하며 테러리즘이 이슬람과 연계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엔이 대 테러 전쟁의 중심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와킬 아흐메드 무타와킬 외무장관은 이날 OIC에 보낸 서한을 통해 탈레반은 이번 사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길 원하고 있면서 OIC가탈레반과 미국과의 중재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아프간 이슬람통신이 보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