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제공권을 장악했다고 밝힌 다음 날인 10일에도 아프간 공습은 계속됐다. 공습이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공습결과가 속속 드러나고 미국이 지상군 투입 태세를 갖추는 등 지상전으로 전쟁이 확대될 조짐이다. ◇아프간 공습 성적=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9일 "탈레반 정권의 공군기지 등 목표물의 85%를 파괴했다"며 만족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제공권을 장악했다며 24시간 작전을 펼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탈레반과 교전중인 북부동맹은 "탈레반은 몇주안에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탈레반 지도부는 건재한 반면 유엔요원 4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피해가 속출해 아프간 공습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압둘 살람 자에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10일 최고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가 무사하고 오사마 빈 라덴은 건강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지상군 투입 태세=미군 제 160 특수작전 항공대 소속 작전요원들이 파키스탄내 공군기지로 이동중이라고 파키스탄 신문 '뉴스'가 10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영국 PA통신은 미국이 중동과 중앙아시아지역에 지상군 병력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라고 9일 보도했다. 지상군 투입을 위한 막바지 정지작업인 셈이다. 특수부대에 대기명령을 내린 터키의 의회가 미 지원을 위한 파병을 허용하는 등 영국외 미 우방국들도 군사지원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나토는 공중조기경보기에 이어 전함 6척도 지원키로 했다. ◇라덴은 보복테러 재천명=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술라이만 아부 가이드 대변인은 9일 카타르의 알자지라 TV를 통해 "비행기의 추락은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추가테러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발생한 미 테러 대참사를 찬양하면서 "항공기 납치자들은 투쟁장소를 미국의 심장부로 옮겨 훌륭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백악관 관계자는 "그같은 성명은 알카에다 조직이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굳게 할 뿐"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미 치안당국은 테러수사보다는 보복테러 방지로 힘을 모으는 등 바싹 긴장하고 있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