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영국, 캐나다, 호주, 독일, 프랑스가 자국의 대(對) 테러 공격에 병력 및 군수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 테러 공격을 위해 미군 지휘관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국 합동군과 군수물자는 중앙아시아, 인도양 및 동지중해, 인도양 상의 영국령 도서인 디에고 가르시아, 중동 및 터키의 여러 군사기지 등 광범위한 포진을 하게 됐다. 다음은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군을 겨냥한 군사공격을 위한 각국의 병력 및 군수지원 내용이다. ◇미국=국방부에 따르면, 미국은 아프간 공격을 위해 300대 이상의 항공기와 함께 육ㆍ해ㆍ공ㆍ해병대 병력 3만명을 동원했다. 미국은 지난 5일 특전사령부 산하의 정예 경보병부대인 제10 산악사단 병력 1천명을 우즈베키스탄 남부의 한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항공모함 주위에 1만5천 명씩의 육ㆍ해ㆍ공ㆍ해병대 부대로 이루어진 2개 해상전대(戰隊)가 75대씩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일정한 위치에 있으며, 다른 2개 전대는 아라비아해로 향하고 있다. 175대의 미국 항공기는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 배치돼 있다. 미국의 전투기들과 기타 항공기들은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배치돼 있고, 항공모함 탑승 해병대 병력 외에 모두 4천400명 가량의 해병대 병력으로 구성된 2개 수륙양면 강습부대도 이동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관리들은 이번 작전에 특수전부대도 동원이 됐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미 육군에는 예비군을 포함 모두 2만~3만명 규모의 특수전부대요원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군사력을 동원한 영국의 핵추진 잠수함 2척은 7일 밤의 대 아프간 공격 당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토니 블레어 총리는 영국항공기도 이번 공격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3년 전부터 예정된 오만과의 합동군사훈련을 위해 오만 만(灣)에 대규모 군사력을 배치했으나 그 위치가 전선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대 아프간 공격에 필요한 병력 및 군수물자의 풀 역할을 하게 됐다. 오만 만에는 현재 2만3천여명의 육ㆍ해ㆍ공 병력과 1982년 포클랜드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함대가 배치돼 있다. 영국 해군의 기함인 항공모함 일러스트리어스호도 15대의 해리어 수직이착륙 전투기을 탑재하고 7일 오만 만에 도착했다. 일러스트리어스호를 주축으로 한 영국 해상 전대는 헬리콥터를 탑재한 공격함 2척, 구축함 2척, 프리깃함 4척, 기뢰제거함 5척, 핵추진 잠수함 3척, 병참 지원함 12척 등으로 구성돼 있다. 12척의 토네이도 F3 전투기 역시 훈련 참가를 위해 오만 만에 파견됐다. 영국은 이라크의 비행금지구역 감시 임무 수행을 위해 쿠웨이트에 토네이도 GR4 제트 공격기 8대, 사우디 아라비아에 같은 공격기 6대, 터키에 재규어 전투기 4대를 이미 배치해 두고 있다. 지상에는 약 1만명의 병력이 탱크를 포함한 장갑차의 지원을 받으며 오만에 배치돼 있다. 영국 공군 특수전부대(SAS)와 해군 특수전부대(SBS)도 3천명의 해병대병력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 ◇북부동맹=혹독한 전투훈련을 받았으나 무장은 가벼운 1만5천명의 전투요원들이 이미 북부 일부 지역에서 탈레반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북부동맹은 수대의 탱크와 장갑차, 그리고 6대의 헬리콥터를 보유하고 있다. 북부동맹의 한 대변인은 자신이 협동작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관리들과 회동했다고 말했으나 미 특수전부대가 자신들과 이미 협력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러시아, 인도 및 이란은 9.11 테러공격 사건 이후 이들에 대한 무기 공급을 강화해 왔고, 미국 관리들은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언론은 모스크바 당국이 북부동맹에 현대식 탱크와 공격용 헬리콥터를 제공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나토는 미국 주도의 대 테러 연대의 결속을 위해 상비 해군을 동지중해에 배치하는 한편 군사기지와 공역, 정찰기 및 병참망을 미국 임의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캐나다=캐나다는 정예 특공부대를 포함한 2천명 이상의 병력과, 프리깃함 4척, 구축함 1척, 보급선 1척 등 6척의 해군 함정과 함께 3대의 허큘리스 수송기, 13대의 에어버스, 2대의 오로라 해상 초계기 등 6대의 공군기를 파견해 정찰, 공수지원 및 인도적 지원 임무를 담당케 할 예정이다. ◇호주=호주는 150명의 공군 특수전부대 분견대와 공중급유기 1대를 제공했다. 걸프 해역의 미 해군 제5 함대에 배속돼 이라크에 대한 석유금수조치 집행 임무를 수행해 온 프리깃함 1척은 이미 미국 및 영국군 부대에 합류했다. 호주가 제공할 수 있는 병력 규모는 약 1천명이다. ◇프랑스=1척의 방공 프리깃함과 보급함 등 2척의 해군 함정이 인도양에 배치됐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다른 프랑스군 부대도 대 테러 공격에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렝 리샤르 국방장관은 소규모의 프랑스 첩보요원들이 아프간에 활약하면서 북부동맹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유일의 항공모함은 현재 수리 중이어서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나토 AWACS 조기경보기의 정찰 비행을 위한 최고 32명의 요원 파견을 약속했다. 아프간인들에 대한 식량 투하 임무를 마친 독일의 C-17 화물기 2대는 8일람스타인 공군기지로 귀환했다. ◇터키=터키 정부는 의회에 필요할 경우 병력을 파견할 수 있도록 비준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터키 언론은 미국이 아프간 북부동맹 병사들을 훈련시키기 위한 특공부대의 파견을 자국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일본 의회는 자위대가 미국 주도의 대 테러 작전에 병참 및 의료 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아시아=아프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즈베크와 타지키스탄은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들 국가 군대는 대 아프간 공격에 동원되지 않지만 미군에 대해서는아프간 공격을 위한 국경 인근 군사기지 사용을 허용했다. 아프간 국경과 가까운 우즈베크 남부의 한 공군기지에는 제10 산악사단 병력을 태운 것으로 보도된 미군기들이 착륙하기 시작했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은 미군기들의 자국 영공 통과를 허용할 예정이다. ◇러시아=냉전시대 미국의 주적이었던 러시아는 미군기의 자국 영공 통과 허용,수색 및 구조 임무 수행을 위한 병력 제공 등 전례없는 협조를 하고 있다. (워싱턴ㆍ파리 APㆍAFP=연합뉴스) don@yna.co.kr